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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무기 부족한 러시아, 미얀마·인도에 보냈던 군용품 되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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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니혼게이자이, 러 통관 자료 입수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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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카미안카 마을 도로 주변에 파괴된 러시아군 전차가 버려져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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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전쟁에 필요한 군사 물품을 확보하고자 앞서 미얀마와 인도에 수출했던 자국 제품을 역수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미국, 유럽 등 서방의 강도 높은 경제제재 속에서도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들이 여전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돕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무역 데이터베이스업체인 임포트지니어스와 인도 엑심 트레이더 데이터로부터 러시아 통관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와 미얀마로부터 군사 무기 부품을 역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 유럽 등 서방은 2022년 2월 이후 러시아의 군비 확장에 도움이 되는 물품의 수출을 금지했다. 하지만 인도의 미사일 부품과 미얀마의 전차 (탱크) 부품이 제재 이후 러시아로 유입됐다는 것이다.

신문은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인도와 미얀마에서 러시아로 유입된 군사 물품은 과거 러시아가 이들 국가에 수출한 물품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전쟁으로 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러시아가 구형 무기를 개량해 전장에 투입하고자 군사적으로 밀접한 관계인 국가들의 도움을 받으며 과거 수출했던 군용품을 역수입하고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는 세계 3위 무기 수출국이다.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가 개발한 국가 간 무기 거래 규모 지표 TIV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러시아의 무기 수출 누적 규모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가장 크다. 중국과 알제리가 각각 15%, 10%로 그 뒤를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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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6일 (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속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드미트리우카에서 어린이들이 파괴된 러시아 군 탱크 주변서 놀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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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기계제작설계국(KBM)은 지난해 8월과 11일 인도 국방부로부터 지대공 미사일용 유도장치 부품 총 6개를 약 15만달러(1억 9610만원)에 수입했다. 해당 부품은 야간이나 어두운 곳에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장비로 모두 러시아 KBM 제품이었다. 미사일을 제조하는 KBM은 지난 2013년 2월 인도 국방부에 해당 제품을 수출한 바 있다.

러시아군 전차 제조업체인 우랄바곤자보드는 지난해 12월 미얀마 육군으로부터 2400만달러 규모의 군용품을 수입했다. 통관 자료에 따르면, 수입 물품은 전차 장착용 조준망원경 6775대 등으로 모두 우랄바곤자보드 제품이었다. 닛케이는 "과거 무역 자료를 보면 러시아의 광학장비는 주로 서방에 의존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제재로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미얀마에 수출했던 장비를 역수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통관 서류에 '불만 제기에 따른 수입'이란 문구가 포함돼 러시아의 역수입이 아닌 미얀마의 불량품 반품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일본 방위성 정보분석관 출신인 니시무라 긴이치 군사전문가는 "(군사 물품을) 수입할 때 모든 부품을 검사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즉시 교체할 것"이라며 미얀마의 반품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네덜란드의 군사정보 분석업체인 오릭스의 야쿠브 야노프스키도 "반품이라고 하기엔 수량이 너무 많다"며 러시아의 역수입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한편, 닛케이는 "러시아가 (다른 국가에) 수출했던 군사 물품을 역수입하면 현재 직면한 무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제3국에도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요청했지만 러시아산 무기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협조를 얻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러시아산 무기 거래 실태를 공개하는 등 관련 기업이나 국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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