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이랑 기자 kim.yirang@join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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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보험사들은 1분기에도 12조원 넘는 순이익을 거두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저축은행 등 나머지 금융사들은 수익성이 악화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금리 인상기에 은행은 이자수익이 늘지만, 저축은행은 대출 고객들의 연체율을 더 걱정해야 하는 처지이다 보니 희비가 엇갈렸다.
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자산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 32곳은 올해 1분기 92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41억원 흑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4700억원이나 순이익이 급감했다. 79개 저축은행 전체로도 523억원 순손실을 기록해 2014년 2분기 이후 9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저축은행 실적이 크게 악화한 이유는 당국이 대출 부실에 대비해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떼일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손실로 처리하는 금액) 적립액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저축은행이 쌓아둔 충당금 잔액은 5조71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1731억원(26%)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자금 조달비용은 늘었는데 법정최고금리 상한(연 20%)에 막혀 대출금리는 더 올리지 못하는 것도 실적에 악재가 됐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주로 대출을 하다 보니 금리가 오르면 연체율도 따라서 올라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저축은행 업계의 1분기 연체율은 지난해 말(3.4%)보다 1.7%포인트 상승한 5.1%로 2016년 말(5.8%)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체 3개월 이상 부실 채권인 고정이하여신비율(NPL)도 5.1%로 지난해 말(4.04%) 대비 1.06%포인트 올랐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로 부동산 PF (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도 커졌다. 저축은행 업계의 올 1분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잔액은 10조793억원으로 2017년 말(4조2000억원)의 2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1분기 PF 연체율은 3.96%로, 지난해 말 기준 2% 수준에서 1분기 만에 거의 2배가 올랐다.
카드회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4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5억원이 줄었고, 캐피탈·상호금융조합, 자산운용사도 수익이 줄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올해 실적이 악화한 금융업권에 대해서 부실 관리 강화와 연체율 관리 지원, 공동 검사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반면 지난해 ‘성과급 잔치’ 비판을 받았던 은행과 보험회사는 올해도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은행과 보험사의 1분기 순이익을 합치면 12조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8조6700억원에 비해 3조5600억원이나 급증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특수은행·인터넷은행을 포함한 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조원,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를 합친 보험회사는 5조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조4000억원, 2조1600억원 늘었다.
은행과 보험회사는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서민과 취약계층의 대출 이자와 보험료 부담이 커졌을 때 연봉의 최대 6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은행권은 지난 1월 3년간 5000억원의 취약계층 지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앞으로 ‘상생 금융’ 압박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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