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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러 방송국, 해킹으로 '가짜 푸틴' 연설 방송..."침공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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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영 방송에서 합성된 푸틴 가짜 연설 방송 송출
"나토 지원받은 우크라군이 러시아 본토 침공" 주장
딥페이크로 조작한 영상을 해킹으로 끼워넣어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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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러시아 크렘린궁이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공영방송에서 해킹 공격이 발생했다며 일부 지역에서 방송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설이 가짜라고 밝혔다. 해킹의 배후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지 공영방송인 미르는 이날 성명에서 “오후 1시 18분까지 약 40분 동안 신원 미상의 인물이 미르 TV와 미르 라디오의 뉴스 프로그램을 불법 해킹하여 방송 콘텐츠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시간에 방송된 모든 정보는 미르와 무관하며 명백한 허위이자 도발이다”고 밝혔다.

같은날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도 대통령이 이날 어떠한 성명도 내지 않았다며 일부 방송에서 송출한 비상 연설은 모두 가짜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의 콘텐츠들이 전부 삭제됐으며 방송국이 해킹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 일부 지역의 TV에서는 “대통령 비상 연설”이라는 자막과 함께 푸틴의 연설 동영상이 흘러나왔다.

영상 속의 푸틴은 우크라이나군이 오전 4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침공했다며 벨고로드, 브랸스크, 쿠르스크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들은 우크라와 가까운 지역이며 벨고르드는 실제로 지난달 우크라의 지원을 받은 러시아 의용군의 공격을 받았다. 벨고르드에서는 이달 4일에도 의용군과 전투가 벌어졌다.

영상 속의 푸틴은 "러시아 영토 깊숙이 대피하라"고 당부하면서 조만간 '총동원령'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해당 연설은 영상뿐만 아니라 라디오 음성 메시지로도 방송되었다.

외신들은 영상 속의 푸틴이 인공지능 기술로 합성한 ‘딥페이크’ 이미지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등장하지 않았다.

다만 외신들은 가짜 푸틴의 연설 속에 제 2차 세계대전 상황을 모방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과거 소련의 외무장관은 1941년 6월 22일 나치 독일이 소련을 침공했을 당시 라디오 연설에서 "적은 패배할 것이고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라고 연설을 마쳤다. 이번에 등장한 가짜 푸틴 역시 같은 말로 연설을 마쳤다. 또한 소련의 서기장이었던 이오시프 스탈린은 같은해 7월 3일 연설에서 국민들을 “형제자매들”이라고 칭했으며 가짜 푸틴 역시 이번 연설에서 같은 대사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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