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대표 구호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 포함돼 독립 지지
법무부 “국가 안보 수호 목적 금지곡 지정”
홍콩 법무부는 6일 선동적인 의도를 갖거나 다른 이들에게 독립을 부추기려 하는 자가 ’글로리 투 홍콩’을 연주, 재생산하는 것을 금지해달라는 신청을 고등법원에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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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대한 중국의 영향이 강해진 후 법원에서 행정부와 의견을 달리하는 일은 없기에 ’글로리 투 홍콩’은 금지곡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신청한 금지명령에는 ‘글로리 투 홍콩’이 홍콩 국가로 오인되게 만드는 상황이나, 홍콩이 독립국가이며 고유의 국가(國歌)를 갖고 있다고 암시하는 방식으로 연주되는 것도 금지한다. 아울러 '글로리 투 홍콩'의 가사와 멜로디를 원곡과 실질적으로 유사하게 각색하는 것 역시 금지한다.
‘글로리 투 홍콩’은 2019년 8월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만들어진 작자 미상의 노래다. 시위대의 대표 구호인 ‘광복홍콩, 시대혁명’(光復香港 時代革命) 등이 포함돼 있는 홍콩의 독립을 지지하는 내용이다.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후 공공장소에서 ’글로리 투 홍콩’을 부르거나 ‘광복홍콩, 시대혁명’을 외치는 사람들이 경찰에 연행돼 이 노래는 사실상 금지곡이 됐다. 중국 특별행정구인 홍콩의 국가는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으로 별도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
홍콩 법무부는 성명에서 “해당 노래가 실수로 홍콩의 국가로 잘못 연주되는 일이 반복돼 국가(國歌)를 모욕하고 국가(중국)와 홍콩특별행정구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다”며 “홍콩 정부는 기본법에 보장된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지만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이번 금지명령 신청은 국가 안보 수호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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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는 ‘글로리 투 홍콩’이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잇달아 홍콩 국가로 오인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한국 인천에서 열린 ‘2022 아시아 럭비 세븐스시리즈’ 한국·홍콩 결승전에서 ‘의용군 행진곡’ 대신 ‘글로리 투 홍콩’이 잘못 연주된 바 있다. 앞서 세계럭비연맹이 주최한 대회에서도 홍콩팀의 경기에서 ‘의용군 행진곡’이 연주될 때 방송 생중계 화면에 ‘홍콩의 국가 글로리 투 홍콩’이라는 잘못된 자막이 나가기도 했다.
또 두바이 ‘아시아 클래식 파워리프팅 챔피언십’ 시상식(작년 12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월드 챔피언십(지난 2월) 등에서도 ‘글로리 투 홍콩’이 홍콩 국가로 연주됐다.
이는 구글, 유튜브 등 여러 검색 엔진에서 홍콩 국가를 검색하면 ‘글로리 투 홍콩’이 상단에 뜨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홍콩 정부는 앞서 구글에 홍콩 국가를 검색하면 반정부 시위 노래가 상단에 뜨는 결과를 수정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바 있다. 홍콩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현지 입법회(의회) 유일의 중도파인 틱치연 의원은 “이런 식의 통제가 벌어지면 홍콩인들은 표현의 자유가 제한받는다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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