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저축은행서 생계비도 못 빌린다…치솟는 연체율에 소액신용대출 축소 우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5대 저축은행 연체율 크게 올라
조달비용 부담ㆍ건전성 우려 커져
하반기부터 취급액 줄일 가능성↑
취약층 불법 사금융 떠밀릴 수도


이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저축은행들이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서면서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여겨지는 소액신용대출 취급 규모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서민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생계비가 필요한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 밖으로 떠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7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의 각 저축은행 경영공시에 따르면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의 1분기 소액신용대출 규모는 5517억 원으로, 전년 동기(5318억 원) 대비 3.74%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생계를 이어나갈 돈이 없어 급전을 필요로한 이들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500만 원 이하의 자금을 담보 없이 신청 당일 빌릴 수 있는 신용대출로, 저신용·저소득자들의 급전 창구로 통한다. 무담보 대출인 만큼 금리가 높다. 연 10% 중반에서 법정최고금리 수준인 19%대까지 있다.

문제는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탓에 연체율도 빠르게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은 4.04%로, 전년 동기(2.69%)보다 1.35%포인트(p) 올랐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0.34%에서 13.22%로 2.88%p 상승했다. 웰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각각 1.5%p,1%p 올랐다.

소액신용대출뿐 아니라 전체 대출연체율도 상승한 상태다. 상위 5개 저축은행의 1분기 평균 연체율은 4.8%로 작년 동기 대비 2.24%p 올랐다. 고금리 기조, 경기 둔화에 따라 저신용 차주의 상환능력이 악화하면서 향후 연체율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를 위해 저축은행들이 소액신용대출 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소액신용대출 금리가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한다는 점도 저축은행이 해당 대출상품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자부담이 높은 만큼 연체율이 높아지면 저축은행의 리스크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OK저축은행의 ‘비상금OK론’의 적용 금리 상단은 연 19.99%이고 SBI저축은행의 ‘스피드론’과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스 비상금대출’은 연 19.90%다.

소액신용대출이 전체 저축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으로 크지 않다. 하지만 전체 소액신용대출 중 절반 이상이 5대 저축은행에 몰려 있는 만큼 소액신용대출의 연체율이 오르면 이들 저축은행의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OK저축은행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을 점차 줄여왔다. 앞서 2019년 9월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취급액은 3073억8000만 원에 달했지만 이후 감소세를 보여 지난해 9월 말에는 1968억7500만 원으로 대폭 줄었다.

하반기 저축은행 조달 비용 상승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수신상품 금리를 6%대로 올리는 등 금리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여파로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진 상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안정화하던 조달금리가 이달 들어서 또다시 오르고 있다”며 “수신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는 지난해 말 상황이 반복될 수 있고,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면 여신 규모 자체를 줄일 수밖에 없어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소액신용대출의 경우,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이미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가까운 수준으로 금리를 적용 중이라 조달 비용이 올라도 대출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서다. 저축은행이 수익성 관리를 위해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신용점수가 낮은 이들이 대출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저신용자에게 자금공급을 해야 한다는 저축은행의 사회적 역할과 수요를 감안하면 (소액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하거나 급격히 줄이는 곳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각 저축은행들이 상황에 맞게 조금씩 취급을 줄여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투데이/유하영 기자 (haha@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