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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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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로 잘린 美 간판 앵커…집 차고서 '음모론 쇼'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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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미국 대통령 선거가 조작됐다는 등의 주장을 하다가 폭스뉴스에서 해고됐던 터커 칼슨이 7일(현지시간) 트위터 뉴스쇼를 시작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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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였지만 대통령 선거 조작 등을 주장하다가 퇴출당한 터커 칼슨(54)이 트위터에서 뉴스쇼를 시작했다. 7일(현지시간) 공개된 10분 분량의 첫 화는 만 이틀이 되기도 전에 '1억 뷰'를 달성했다. 그는 이 쇼에서도 각종 음모론을 제기하며 극우·보수층을 결집하는 모양새다.

8일 영국 가디언은 "터커 칼슨이 트위터 데뷔를 위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첫 방송에서 우크라이나 댐 붕괴를 언급하며 "공정한 사람이라면 댐 폭파 배후에 우크라이나인이 있다고 결론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쥐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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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라온 '터커 온 트위터' 1화는 만 이틀이 되기도 전에 '1억 뷰'를 달성했다. 사진 터커 칼슨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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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슨은 9·11 테러를 언급하며 "그날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여전히 (미국 정부의) 기밀"이라고 하거나, "존 F. 케네디가 어떻게 죽었는지도 우리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외계 미확인비행물체(UAP)에 대한 증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전 공군 장교를 인용해 "진실이 은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칼슨의 집 차고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쇼는 패널이나 코너, 자료 영상 없이 오직 그의 독백만으로 진행됐다.

정치 전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폭스뉴스는 방송 직후 칼슨 측에 "계약 사항 위반"이라고 통보했다. 앞서 칼슨이 폭스뉴스를 떠나며 서명한 계약서에는 "스트리밍 등 인터넷을 통해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칼슨 측은, 트위터가 폭스뉴스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가 아니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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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커 칼슨(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두터운 친분을 자랑해왔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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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슨은 2016년부터 올해 4월까지 폭스뉴스에서 '터커 칼슨 투나잇'을 진행했다. 황금시간대에 편성된 이 프로그램은 한때 월 평균 최고 시청자 500만 명을 기록하며 미국 내 가장 영향력 있는 뉴스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혔다. 특히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중 하나로 지목되며 보수·극우 층의 지지를 받았다. 2019년 판문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났을 때도 그가 동행했다. 2020년 악시오스는 "칼슨이 방송에서 한 발언과 트럼프의 연설은 많은 부분 일치한다"며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싶으면 칼슨의 코너를 잘 보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2020년 미국 대선이 조작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면서 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불복'을 외치며 의회를 점거했던 폭동을 '대체로 평화로운 혼돈'이라고 두둔하기도 했다. 투·개표기 회사 도미니언 보팅시스템이 폭스뉴스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고, 회사는 7억 8750만 달러(약 1조원)의 합의금을 줘야했다. 소송 과정에서, 칼슨이 폭스뉴스의 경영진과 동료 등을 모욕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4월 폭스뉴스는 칼슨을 해고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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