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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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윤석열정부 외교정책 비판에 침묵한 것을 두고 미국의 아태정치 전문가는 “아마도 미국 원내대표는 중국 대사를 질책하고 미국의 이익을 옹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10일(현지시각) 미국의 소리(VOA) 대담을 ‘만일 주미 중국대사가 미 의회 소수당 원내대표에게 그런(정부 비판) 말을 했다면 원내대표가 그냥 듣고만 있지 않았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정치는 어느 지역에서나 복잡하다”면서도 이 같이 답했다.
또 이날 대담에 함께 한 마크 토콜라 한미 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싱 대사의 발언이 외교 관례에 얼마나 어긋나는 것이냐’며 ‘한국 정부가 싱 대사를 초치한 것이 잘한 일이냐’는 질문에 “중국 대사가 한국 야당 대표에게 사적으로 자신의 발언과 위협, 경고를 전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토콜라 부소장은 “대사가 주재국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게 드문 일은 아니다. 주재국을 이해하는 게 대사 업무에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만남의 목적은 야당 지도자가 자국 상황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대사가 야당 지도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라며 “사적으로 최후통첩이나 위협, 엄포를 놓기 위한 만남이 아니다”고 했다.
토콜라 부소장은 “중국 대사가 그런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다면 그렇게 할 자유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한국 정부에 조용히 전달하거나 혹은 공개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말했어야 한다. 야당 대표와 사적으로 만나 그렇게 한 것은 부적절하고 저급한 행동”이라고 했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 대표를 만나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등 정부를 겨냥한 강성 발언을 했다.
이를 두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싱 대사를 향해 “명백한 내정간섭이자 심각한 외교 결례”라며 항의했고, 여당은 싱 대사의 비판에 침묵한 이 대표를 두고 “구한말 수구 봉건 사대부가 연상된다”고 비판했다.
이에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9일 싱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하자 중국 외교부는 10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하며 맞불을 놨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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