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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하이테크리포트] 첫 술에 배부르랴... 메타버스 관심 식어도, 꾸준한 '옥석 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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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 관심 많이 줄었지만, 정부·기업 메타버스 투자 지속

반 기술 지속 발전 중... 진짜 같은 가상세계 구현 가능성 ↑

기존 서비스 고도화로 확대 전략... 특화 메타버스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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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메타버스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는 크게 줄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메타버스 키워드를 검색하는 사용자는 지난 2021년 2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021년 10월 정점을 찍었다. 이 시기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바꿨고, 국내 기업 역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2를 앞두고 각종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관심도는 떨어졌다. 정점에 이른 당시 관심도를 100으로 치면, 올해 6월 초엔 25로 4분의 1토막이 났다. '가상세계'를 기대했던 사용자에게 만족감을 줄 만한 메타버스 서비스가 드물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챗GPT 등 초거대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메타버스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서비스 플랫폼으로 꼽힌다. 특히 클라우드, 네트워크, AI, 디지털 미디어 등 여러 분야의 융합이 필수적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용자 눈높이도 맞출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미래를 바라보며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가 올해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 매출은 지난 2022년 655억 달러(약 83조8910억원)에서 2023년 820억 달러(약 105조239억원), 2030년 9366억 달러(약 1199조5785억원)로 크게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메타, 애플, 엔비디아, 퀄컴 등 하드웨어 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확장현실(XR) 헤드셋 출시가 기대되는 만큼,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실감형 메타버스 등장도 기대했다.

실제로 우리 정부도 이런 시장에 대비해 지원사업을 지속 추진하면서 생태계 마련에 힘쓰고 있다. 석·박사급 인재를 키우는 것은 물론, 규제 혁신과 펀드 조성 등 기반을 꾸려가는 중이다. 국내 기업 역시 활발하게 대응하고 있다. 기존에 선보였던 메타버스 서비스의 정체성과 사업 모델을 명확히 하는 한편, 분야별 특화 메타버스로 신규 시장을 발굴하고 있다.

◆석·박사 메타버스 전문가 키우고, 산업 생태계 조성하는 정부

19일 메타버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5월 건국대, 성균관대, 세종대 등을 메타버스 융합대학원으로 신규 선정했다.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서강대를 선정한 것을 더하면 총 5개 학교다.

메타버스 융합대학원은 석·박사급 메타버스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추진하는 정부 사업이다. 선정된 학교에는 총 6년간 55억원을 지원해, 학교마다 연간 20명 이상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교육 과정도 메타버스 구현에 필요한 기술(확장현실, 네트워크, AI 등)과 함께 인문사회(마케팅, 관광, 스토리텔링 등)를 융합한 전공과목과 다학제 교과목으로 운영한다. 이를 통해 키워낸 인재는 산업계에서 신규 서비스 기획과 발굴에 앞장서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서비스 발굴을 위한 사업에도 나선다. 과기정통부는 민간 사업자를 선정해 올해 말까지 국방, 보훈, 헬스케어, 의료, 교육, 친환경 선박, 산업단지, 지역경제 등 관련 메타버스를 구축해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메타버스 펀드(모태기금)를 조성한다.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도로 인해 투자 유치가 어려운 기업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다. 정부의 메타버스 펀드는 중소·벤처기업의 인수·합병 활성화 등을 지원하는 기금이다. 조성 규모는 400억원 이상으로, 정부가 240억원을 출자한다. 여기에 160억원 규모의 민간출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규제 혁신에도 나선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3월 국무총리 주재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혁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신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선허용-후규제의 '네거티브 규제'를 바탕으로 △민간 중심의 자율규제 △초기단계 산업 여건을 고려한 최소규제 △시장 저해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규제혁신 등 기본 원칙을 제시했다. 각 부처는 올해부터 관련 법 검토와 개정에 착수하며, 이르면 오는 2024년부터 분야별로 적용될 전망이다.

◆기존 메타버스는 '고도화', 신규 메타버스는 '특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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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 역시 메타버스 사업을 품에 안고 다양한 활용 방안을 고심 중이다. 시장 지표도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12.7%가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 이 중 39.4%가 제페토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체류시간은 1시간 4분이다. 메타버스 내에서 주로 하는 활동은 게임(77.9%), 친구·동료와 소통(67.8%), 불특정인과 소통(66.6%), 업무·학업(58.4%), 문화생활(54.8%) 등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게임이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로서 성격이 강하지만, 일과 여가 등 특정 목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네이버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지난 2018년부터 운영 중이다. 방통위의 조사에서 메타버스 유경험자 10명 중 4명꼴로 이용할 만큼 인지도가 높다. 특히 서비스 초기부터 구찌, 나이키 등 패션 업계와 협업해 아바타용 상품을 판매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네이버는 이미 수익모델을 장착했다. 아바타 의상이나 소품을 유료 재화로 판매하고, 외부 콘텐츠 창작자가 이를 제작·판매할 수 있도록 해 공급과 소비가 지속되도록 했다. 최근 네이버는 여기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했다. 자신의 사진 이용해 자신과 닮은 아바타를 제작할 수 있는 기능이다. 품질 높은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네이버는 이러한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콘텐츠 창작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SKT)은 지난 2021년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선보였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 각종 온라인 이벤트와 모임을 지원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글로벌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엔 이프랜드를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등 49개국에 동시 출시하며 확장 신호탄을 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3에선 글로벌 주요 통신사와 협력을 발표했다. 이들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이프랜드를 알려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SKT가 글로벌 전략에서 초점을 맞춘 부분은 현지화다. 시장 테스트, 서비스 확장, 사업 기회 창출 등을 현지 기업과 모색한다. 또 지역 특화한 콘텐츠도 발굴한다. 지역 명소를 메타버스에 구현하는 것은 물론, K-콘텐츠가 인기 있는 지역에선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사업도 본격화한다. 올해 중에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 아이템 거래소도 운영할 계획이다. 아바타 의상이나 소품을 NFT화하고, 사용자 간 거래 기능을 지원해 경제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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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최근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지니버스에서 초거대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가장 먼저 적용한 기능은 'AI 홈트윈'이다. AI 홈트윈은 아파트 설계도를 바탕으로 실제 집 구조를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하는 기능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집 주소를 입력해, 거주지와 같은 구조의 개인 공간을 만들고 꾸밀 수 있다.

향후 KT는 지니버스에 공간, 대화, 목소리, 동작, 이미지 기능을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멀티모달 기반 생성형 AI 플랫폼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메타버스에 등장하는 가상 캐릭터(NPC)를 AI 기반으로 활동하게 해 사용자 몰입도를 높인다. 이 밖에도 AI 모션댄스, AI 아바타 메시지, AI 배경음악 등 콘텐츠 전반에 AI를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분야별 특화 메타버스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올해 2월엔 알파세대에 특화한 메타버스 '키즈토피아'를 선보였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동물원, 공룡월드 등 체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에 대한 상식도 키울 수 있도록 AI가 설명해 준다. 체험 후에는 퀴즈를 풀며 복습할 수도 있다.

4월에는 대학교 전용 메타버스인 '유버스'로 기업 대상 거래(B2B) 시장에도 진출했다. 유버스는 메타버스 구축 플랫폼으로, 학교별 특화 전용 공간과 강의 등 학사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수업이나 교내 행사는 물론, 상담 공간, 스터디카페 등도 구현할 수 있다. 향후에는 지역 소상공인과 연계하고, 메타버스에 이들 매장을 구현하는 등 특화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

업무용 메신저를 대체하는 직장인 전용 메타버스 '메타슬랩'도 이달 공개했다. 기존의 연락처와 텍스트로만 구성된 업무용 메신저를 가상공간으로 옮기고, 동료 직원의 아바타와 원격에서 소통·협업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는 7월까지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무료 제공해 피드백을 받고, 올해 3분기 중 서비스 상용화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아주경제=이상우 기자 lswo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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