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3년간 지속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세계 최대 노동력 시장에 끼친 영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2023년 대학교를 졸업한 상당수의 취업준비생은 대면 교육과 인턴십을 거의 해보지 못한 채 졸업했고, 실제 직장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고용주에게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는 수치로도 잘 반영되어 나타난다.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중국인 실업률은 지난 4월의 20.4%에서 5월에 사상 최고치인 20.8%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부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노골적으로 채용 포기 선언을 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의 채용 담당자인 미리암 위커츠하임은 최근 자신이 만난 2019에 입학해 2023년에 졸업한 대학생들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지원자들은 원격으로만 배웠기 때문에 사교 활동이 적고 타인과 대면해 팀워크와 사회성을 기를 기회가 적었다”며 “상당수 고용주들은 다음 졸업생을 기다리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서 “기업이 갓 졸업한 신입사원을 채용해 회사에 경제적 가치를 더할 수 있을 때까지 가르치려면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한데, 현재와 같이 기업 환경이 어려운 시기에는 특히 젊은 졸업생들의 이직률이 높고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 많은 기업이 신입 채용이란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현재 대다수의 중국 대졸자들이 기업이 필요로 하지 않는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고 인사담당자들은 밝혔다.
경제성장 속에서 자란 2000년대생들이 기업이 원하는 공학이나 재무, 회계학보다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전공 분야를 자유롭게 선택했던 점이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왔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바늘 구멍을 뚫고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 신입사원은 해고 1순위가 된다.
항저우에서 건설공학을 전공하고 건설회사 인턴십에 합격한 모하오난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 불과 몇 주만에 해고됐다.
그는 SCMP에 “회사는 나를 값싼 일회용 노동력으로 취급했다”면서 “한 프로젝트가 끝나고 고객이 떠나니 별다른 보상없이 곧장 해고하더라”고 밝혔다.
수많은 대졸자들이 끝없는 구직 활동에 지쳐가는 사이 중국 교육부는 “졸업생들이 주도적으로 일자리를 찾도록 유도하고, 더 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학교를 떠나기 전후에 가능한 한 빨리 취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전국적으로 100일간의 캠페인을 운영하겠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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