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 주최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인구정책으로서 비혼 출산' 주제 세미나에서 "비혼 인구가 비혼 가정의 형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나라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의 결정적 차이"라고 말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주최로 20일 열린 비혼 출산 세미나에서 정운찬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사장(앞줄 왼쪽 2번째),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앞줄 왼쪽 3번째),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앞줄 왼쪽 4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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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비혼 출산율은 2.9%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에서 결혼하지 않고 출산하는 비혼 출산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반대로 2020년 기준 OECD 회원국 평균 비혼 출산율은 41.9%에 달해 주요국에서 일반적인 가족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방한한 세계적인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한국의 저출산 대책으로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비혼 출산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동반가정 등록제(가칭)'라는 정책을 제안했다. 결혼하지 않더라도 자녀를 출산한 동거인에게 부모로서의 법적 지위를 인정해주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거인에 대한 ▲국민의료보험 피부양자 등록 등 가족복지서비스 적용 ▲병원에서 수술동의서 등을 작성할 때 법적인 배우자로 인정 ▲각자의 재산을 관리 및 처분할 수 있는 별산제 ▲부모 합의 하에 자녀 성(姓) 선택 ▲동거인의 가족과는 친인척관계 미형성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어 이인실 한미연 원장을 좌장으로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 변수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은기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패널토론에서도 저출산 정책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송 교수는 "저출산 정책 지원 대상을 부모 중심에서 자녀 중심으로 바꿀 때"라며 "국가가 아이가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면, 부모의 혼인 상태는 정책 설계에 있어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가족의 의미는 절대적이지 않으며, 가족은 움직이는 삶의 단위"라며 "개인이 선택한 삶에 대해 사회적 낙인을 찍는 현상이 바뀌지 않으면 출산율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미연은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의 필요성과 사회적 지원 체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 김종훈 한미연 회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우리 사회는 비혼 출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는 가족과 관련한 법과 제도를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연은 이번 세미나 이후 하반기에도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별 기업의 인구정책 참여사례 및 정부정책 ▲여성의 경제활동과 인구변화 ▲생산연령 인구감소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세미나와 포럼을 열고 인구문제 관련 정책 제안에 나설 계획이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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