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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원유가격 인상에 또 밀크플레이션?…정부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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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가 지난 9일 소위원회를 열고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을 시작했다. 올해는 국제 곡물가 상승으로 인한 사료비 등 생산비 증가로 L당 69~104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을 논의한다. 소위원회가 가격을 정하면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8월1일부터 인상분이 반영될 예정이다. 사진은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찾은 시민이 우유를 고르는 모습. 2023.6.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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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原乳) 가격 인상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정부가 '밀크플레이션'(우윳값이 아이스크림, 커피 등 관련 제품의 가격 인상을 불러오는 현상)의 여파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밀크플레이션'의 가능성이 크지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정재환 축산경영과장은 "우유와 유제품이 가공식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건 맞다"면서도 "원료 사용 비중이 작고, 수입산 유가공품을 많이 쓰기 때문에 원유 가격 인상이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우유 및 유제품이 각 제품에서 차지하는 원료 비중은 유가공품(우유·버터·치즈·발효유 등)에서 95%, 아이스크림류 59%로 높지만, 빵류와 과자류에서는 각각 5%, 1% 수준이다. 따라서 원유 가격 상승이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본 것이다.

아이스크림류 등 우유·유제품이 원료로 쓰이는 비중이 높은 제품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농림부 관계자는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요인이 될 순 있겠지만 설탕 같은 다른 요인의 영향이 더 크다"며 "전년만큼 원유 가격 상승 폭이 높지 않고, 실제 제품가로 따진다고 해도 영향이 미미할 거라 본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이디야, 빽다방을 비롯한 커피전문점 카페라테의 우유 함량을 예로 들어, 음료 가격에도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0월 흰 우유 가격이 리터당 180원 올랐을 때, 주요 커피전문점의 카페라테 가격 인상 요인은 1잔당 53~56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또, 소규모 카페나 베이커리 등에서는 저렴한 수입산 멸균유를 사용해 원유 가격 인상이 소비자가에 미치는 연쇄 효과가 크지 않다고 봤다. 지난해 해외 멸균 우유 평균 수입단가는 리터당 1096원으로 국산 원유가격 1115원보다 저렴하다.

앞서 낙농진흥회는 이달 9일부터 협상 소위원회를 구성해 원유기본가격을 조정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협상 가격 범위는 리터당 69~104원으로 104~127원 수준이던 이전 대비 상승 폭이 낮아졌다.

소위원회가 조정한 원유 기본가격은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8월1일부터 적용된다. 작년 상승한 생산비가 올해 가격에 반영되는 탓에 올해 원유 가격이 일정 부분 인상될 거란 전망이 나온 상황이다. 지난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비 등이 올라 농가의 우유 생산비가 전년 대비 13.7% 상승한 바 있다.

농식품부가 이날 밀크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간담회를 연 것은 최근 정부의 물가관리 강화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8일 "기업들이 밀 가격에 맞춰 (라면값을)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사실상 가격 인하를 압박한 바 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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