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우리銀 참여 대가 200억 약속
컨소시엄 포기하자 50억으로 줄어
화천대유, 입사한 朴 딸에게 25억
곽상도 ‘아들 퇴직금’ 50억과 비슷”
박영수 전 특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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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박영수 전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를 22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특검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수재 혐의로는 처음이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 박영수, 대장동 초기부터 적극 관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오전 9시 40분경부터 박 전 특검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 등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특검은 이날 취재진을 피해 곧장 조사실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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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날 박 전 특검을 상대로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11월∼2015년 4월 대장동 민간사업자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특검은 당시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우리은행이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200억 원 상당의 대장동 땅과 상가 부지 등을 요구해 약속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로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인 양재식 전 특검보는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14년 말부터 사업계획서를 함께 준비하는 등 대장동 일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리은행은 대장동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했지만 심사부 등 내부 반대로 2015년 3월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
그 대신 우리은행은 화천대유가 주축이 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1500억 원을 빌려줄 수 있다며 여신의향서를 발급해 줬다. 이후 성남의뜰은 대형 금융회사의 여신의향서를 받은 점 등이 높게 평가돼 대장동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자금 조달’ 항목 만점을 받았다.
우리은행의 역할이 지분 출자에서 여신의향서 제출로 줄어들면서 박 전 특검이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약속받은 금액도 20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줄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50억 클럽 관련) 어느 정도 사안의 진상이 드러났다고 생각해 조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 전 특검은 이날 조사에서 “대출의향서 발급과 관련해 어떤 청탁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화천대유, 박영수 딸에게 약 25억 원 특혜
검찰은 박 전 특검이 약속받은 50억 원을 화천대유 직원이던 딸을 통해 우회적으로 받아간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세후 25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곽상도 전 의원과 유사한 방식이란 것이다.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도 2020년 10월 30일자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박 전 특검 딸과 곽 전 의원을 언급하며 “두 사람은 고문료로 안 되지”라고 말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7월∼2016년 11월 화천대유에서 고문으로 재직하며 2억5500만 원을 고문료로 받았다. 또 박 전 특검의 딸은 2016년 8월 화천대유에 대리급으로 입사해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2021년 9월까지 매년 6000만 원가량의 연봉을 받았다. 또 2019년 9월∼2021년 2월 총 5차례에 걸쳐 화천대유로부터 11억 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가져갔다. 2021년 6월에는 화천대유가 소유한 대장동 부지의 미분양 아파트 1채(전용면적 84㎡)를 시세가 대신 분양가로 분양받아 시세차익 8억∼9억 원을 거뒀다. 퇴직금 5억 원까지 합치면 연봉을 제외하고도 약 25억 원의 특혜성 수익을 올린 것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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