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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걸린 갤·아이폰 충전단자 통일…전기차 쉽게 '코드' 맞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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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6일 공개된 롤스로이스의 첫 전기차 '스펙터'의 충전구. 스펙터 가격은 6억2200만원부터 시작한다. BMW 산하인 롤스로이스는 한국 판매 차량에 CCS 충전방식을 적용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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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하반기 선보일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 15 시리즈’에 시리즈 처음으로 USB-C형 충전단자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USB-C형 충전단자가 실제로 달린다면 2007년 출시된 아이폰이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삼성전자 갤럭시와 16년 만에 충전 방식을 통합하는 셈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15 시리즈 공개를 두 달여 앞두고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등에선 팁스터(정보유출자)들의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팁스터들은 유럽연합(EU) 입법부인 유럽의회가 2024년 가을까지 모든 휴대전화‧태블릿‧카메라 충전단자를 USB-C형으로 통일하기로 했기 때문에 애플도 이 결정을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도 지난해 말 같은 내용의 국가표준을 제정했다.



아이폰 출시 16년 만에 USB-C 탑재할 듯



애플은 아이패드나 맥북에서는 USB-C형 충전을 지원했지만, 아이폰에선 자체 규격인 ‘라이트닝 단자’ 사용을 고수해왔다. 삼성은 2016년 7월 갤럭시 노트7부터 USB-C형을 도입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최근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 리비안 등 미국 업체 중심으로 테슬라의 충전기 연결방식인 NACS를 채택하기로 해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테슬라는 NACS 방식을 2012년 출시한 모델S부터 써왔다.

참고로 NACS는 커넥터가 가볍지만 현대차가 사용하고 있는 미국 표준 충전방식인 CCS에 비해 초고속 충전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NACS는 500볼트(V), CCS는 800V에 맞게 설계됐다. 중국에서는 GB/T가, 일본에서는 차데모(CHAdeMO)라는 충전 방식을 사용하는데 테슬라 사용자들은 수백만원 이상 고가 어댑터를 따로 구입해 현지 충전기를 NACS 방식으로 변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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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한편 지난 22일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렉서스의 첫 전기차 RZ의 미디어 시승회에서도 일본에서 온 기술진들이 충전 방식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카사이 요이치로 엔지니어는 “한국에 와서 가장 고생한 것은 아이폰을 충전하는 문제였다”며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전기차 충전 방식도 한쪽으로 통일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충전 방식이 다섯 개에 달한다”며 “테슬라도 도요타의 충전소를 사용할 수 있는 게 전동화로 가는 길”이라고 전했다.

렉서스는 이날 CCS 방식 충전 방식이 달린 RZ를 전시했다. 렉서스는 수출 국가에 따라 전기차 충전구를 CCS 또는 차데모로 나눠 차량을 제작한다. 현대차도 아이오닉5를 제작할 때 국내 내수용은 CCS를, 일본 수출용은 차데모를 장착한다. CCS 방식으로 18분 이내로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되지만, 차데모 방식은 32분(90kW급 급속 충전기 사용시)이 걸린다.



테슬라, 11년 동안 NACS 방식 사용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1일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표한 중장기 전동화 전략에서 “NACS 표준은 큰 화두이고 많이 고민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흥수 현대차 글로벌전략(GSO) 담당 부사장도 이날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에 참여하면 당장 많은 충전소를 쓸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데이터와 부가서비스가 테슬라에 종속된다”고 우려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충전 표준화에 대한 주도권 싸움이 춘추전국시대처럼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테슬라가 충전 방식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무선업데이트(OTA)와 자율주행 기술인 주행보조장치(FSD) 분야에서도 앞서 나가면서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자동차 기업들이 뒤를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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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월드파크에서 열린 렉서스 첫 전기차(BEV) 전용 모델 'RZ 450e' 출시 행사에서 오노 타카아키 렉서스 인터내셔널 RZ 수석 엔지니어(왼쪽부터), 콘야마 마나부 렉서스코리아 사장, 와타나베 타카시 렉서스 인터내셔널 사장, 카사이 요이치로 렉서스 인터내셔널 RX 부수석 엔지니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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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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