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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천태만상 가짜뉴스

"정치인 거짓말 점수표로 가짜뉴스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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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포럼에 참가한 윌 모이 풀팩트 최고경영자, 윤석민 서울대 교수, 빌 어데어 듀크대 교수, 이재국 성균관대 교수(왼쪽부터).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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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란 사실인지 질문하는 것이자 사람들의 호기심에 응답하는 것이며, 저널리즘의 근본이다. 이를 위해 폴리티팩트를 시작했다. 최초의 기관은 아니지만 독자적이었다."

'팩트체크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저명한 언론학자 빌 어데어 듀크대 저널리즘·공공정책 교수는 "가짜뉴스가 당파적 분열을 심화시키고 민주주의의 안정성을 위협했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7일 오전 프레스센터 18층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개최한 KPF 언론포럼 '가짜뉴스 vs 팩트체크: 끝날 수 없는 전쟁'에서다. 이번 포럼은 세계 팩트체크 전문가들과의 토론을 통해 가짜뉴스의 확산과 폐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첫 발표를 맡은 어데어 교수는 탬파베이타임스 기자 출신으로 2007년 팩트체크 플랫폼 폴리티팩트(PolitiFact)를 설립했다. 그는"의회와 백악관을 취재하던 정치 기자로서 느꼈던 죄책감 때문에 시작됐다. 2004년 젤 밀러 민주당 상원의원의 존 캐리에 관한 연설을 보며 정치인들은 거짓말을 하면서 책임을 전혀 지지 않는다는 걸 자각했다"고 설립 이유를 밝혔다.

당시 폴리티팩트는 정치인들 주장의 참과 거짓으로 평가하는 점수표를 공개했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힐러리 클린턴이 했던 발언의 반은 참, 반은 거짓임을 알 수 있었다. 어데어 교수는 "팩트체크 점수표 콘텐츠는 전 세계 매체들이 모방하며 유행을 하게 됐고, 우리는 퓰리처상을 수상했다"고 말했다. 국가 단위를 넘어 미국 18개 주에서 팩트체크를 하고 호주로도 확장하면서 폴리티팩트는 전 세계 가장 큰 팩트체크 기관이 됐다.

그는 오늘날 미디어가 빠진 함정으로 당파성을 지목했다. 그는 "미디어가 당파성을 조장하고 있다. 언론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취재원과 취재 소스 등 정보 공개를 통해 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정확도를 개선하고 있음을 독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심지어 미국 대선에서 거짓 정보를 유통했던 폭스뉴스의 사례를 들며 "정치인이나 유명인보다 더 위험한 건 언론인 사이의 팩트체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며 "언론에 가장 중요한 건 서로에게 책무를 부여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이며 이것이 신뢰 재건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위 정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인 영국 풀팩트(Full Fact)의 최고경영자 윌 모이도 이날 발표를 통해 인공지능(AI)과 팩트체크에 관한 논쟁거리를 던졌다. 모이는 "나쁜 정보는 코로나19 시기 백신 공포의 사례처럼 사람들의 삶을 망치고 건강을 해치고 민주주의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풀팩트는 인터넷상 허위 정보와 공적인 토론과 발언을 대상으로 AI를 활용해 사실을 검증하는 풀팩트AI를 만들었다. 기존 기관과 다른 접근 방식은 거짓 정보의 공개에 앞서 언론·개인에게 발언의 정정을 요구하는 것. 그는 "어떤 언론사는 당장 정정했으나 어떤 언론사는 9개월이나 걸릴 정도로 고된 설득이 필요했다. 영국 의원 30명에게 발언 정정을 요청했지만 일부만 정정됐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 시대가 열리면서 AI를 활용하는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졌고, 허위 정보의 개인화 문제가 생겼으며, 위키피디아 등 AI가 정보를 가져오는 소스가 오염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AI를 활용하면 인간 팩트체커의 판단을 빠르게 할 수 있으며, 가짜뉴스 모니터링이 발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팬데믹 시기 영국에서는 TV시청률이 올랐다. 믿지 못하는 정보가 많아지면 정말로 신뢰할 정보를 찾게 된다. 높은 수준의 언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기회가 열린 것"이라면서 "AI를 통해 만들어질 좋은 뉴스는 청중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날 현직 기자들이 참여한 패널 토론은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두 연사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며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1500여 명이 참여하는 '글로벌 팩트 10(Global Fact 10)'에도 발표자로 참여한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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