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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9 (목)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2590원 인상" vs "동결"…결국 시한 넘긴 최저임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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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도 최저임금을 논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노정 갈등 속에 파행을 거듭하다 법정 심의 시한인 29일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노사가 제시한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 심의를 마치기까지 상당 기간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임위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개최했으나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올해 최임위가 시작부터 파행을 거듭하며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한 결과 법정 시한을 지키지 못한 것이다.

    세계일보

    최저임금법에 따른 법정 심의 기한인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의 제9차 전원회의에서 노사가 요구하는 최저임금이 크게 대립하며 근로자위원 해촉·위촉 문제를 놓고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등 난항속에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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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노동계는 지난 27일 제8차 전원회의에서 구속된 근로자위원 1명의 공석 사태에 반발하며 전원 퇴장했다. 노동계는 공석인 근로자위원 자리에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추천했으나, 고용노동부는 구속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과 공범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당초 이날 회의에도 노동계가 불참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노동계는 회의 직전 복귀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파행 사태는 봉합됐지만, 향후 최저임금 논의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노사가 제시한 최초 요구안의 격차가 2590원으로 크게 벌어진 상황에서 간격을 좁히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9620원)보다 26.9% 높은 1만2210원,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9620원을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내년도 최저임금은 대폭 인상돼야 한다”며 “물가폭등, 실질임금 저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최저임금 인상밖에 없다. 내수 활성화의 시작은 노동자 임금 인상”이라고 주장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지난 4년간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 최저임금 인상은 실질임금 삭감으로 이어졌다”며 “월급 빼고 다 올라 이제는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동계는 물가 상승을 이유로 들지만,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었다”며 “특히 26.9% 인상안이 과연 최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결론적으로 최저임금이 동결되지 않으면 최저임금법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대상인 영세 소상공인 등 저소득 계층이 오히려 보호받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동결을 거듭 주장했다.

    최저임금은 노사의 요구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해 좁히는 방식이다. 양측이 협상에 실패할 경우 공익위원안이 채택되는데, 지난해에도 공익위원안이 채택되면서 노동계가 반발한 바 있다.

    올해 최임위는 시작부터 파행을 빚었다. 고용부 장관이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하고 20여일이 지난 4월19일 첫 전원회의가 열렸지만, 노동계가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경영학)의 사퇴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면서 그마저도 무산됐다. 노정 간 대립 속에 5월2일 전원회의를 재개했지만, 최저임금 수준이나 차등적용 여부에 관한 논의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근로자위원 공석 사태를 매듭짓는 것도 남은 과제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되는데, 최저임금 수준을 두고 표결을 진행할 경우 노사 동수의 원칙이 깨져 노동계가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최임위가 법정 심의 시한을 지킨 것은 제도가 시행된 1988년 이후 9번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2014년에 이어 8년만에 시한을 지켰지만, 올해는 논의 속도가 지난해보다 부진해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논의 초반부터 나왔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진 반드시 심의를 마쳐야 한다. 최임위는 다음달 4일 제10차 전원회의를 열고, 1차 수정안 제시 등 최저임금 수준 논의에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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