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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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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도들이 백인 손 절단"…프랑스 시위 가짜뉴스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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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장면을 시위 현황으로 전해

사실로 믿는 누리꾼 '이민자 혐오' 고조

파리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의 총에 맞아 소년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벌어진 시위가 5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자극적인 가짜뉴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테르에서 일어난 10대 총격사망 항의 시위 도중 차량이 불타고 있다. 지난 27일 한 경찰관이 교통 법규를 위반한 10대 소년 나엘(17)의 차를 멈춰 세웠다가, 나엘이 차를 몰고 출발하자 총을 쏴 사망하게 하자, 프랑스 전역에서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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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프랑스 시위대가 경찰 차량을 탈취해 프랑스 국기를 달고 거리를 질주하는 영화 속 이미지, 높은 건물에서 여러 대의 승용차가 동시에 떨어지는 영상 등이 현재 프랑스 시위 상황인 것처럼 텔레그램 등에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높은 건물에서 승용차가 떨어지는 영상은 2016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촬영된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의 촬영 장면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영상은 틱톡 로고가 달려있었고, 누군가 직접 촬영한 것처럼 보여 뉴스 매체를 표방하는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사실처럼 퍼져나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가짜뉴스가 진짜 영상들과 섞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킬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프랑스 폭도들이 경찰관의 손을 절단했다'는 식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손이 절단된 남성이 트램 선로 위로 보이는 곳에 쓰러져 있는 모습의 영상이 첨부돼 있었다. 절단된 손에서 흘러나온 피가 바닥을 적시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보였다.

하지만 게시물에 적힌 대로 이 남성이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아 경찰로 보기 어려웠고, 영상에 나온 상황을 봤을 때 시위대가 벌인 범행인지 알 수 없다는 댓글이 달렸다. 그 뒤 이 게시물은 삭제됐다.

이 게시물은 트위터 등으로도 퍼져나갔고, 이를 접한 해외 누리꾼들은 "폭동을 일으킨 흑인·북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백인 시민의 손을 잘랐는데 언론은 왜 아직도 이 폭도들을 시위대로 부르나", "정부는 언제 개입하는 건가" 등 이민자 혐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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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현지시간) 프랑스 낭테르에서 일어난 10대 총격사망 항의 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시위 상황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진 영상. 이 영상은 2016년 촬영된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의 촬영 장면으로 밝혀졌다. [사진=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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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달 27일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17세 알제리계 프랑스 소년 나엘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져 시위가 발발했다. 인종차별 등에 대한 이민자 사회의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시위는 5일째 이어지고 있다.

나엘에게 총을 쏜 경찰관은 구금돼 살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그는 당초 나엘의 다리를 겨냥했지만 차가 출발할 때 부딪히면서 가슴을 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시위로 인해 현재까지 체포된 인원만 30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전국에서 경찰 45명이 다치고 차량 577대, 건물 74채 등이 불에 탔다.

또 이 시위는 프랑스어 문화권 도시들로도 확산하고 있다.

스위스 보주(州)의 로잔 도심에는 지난 1일 밤 약 100명 규모의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지난달 29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도 폭력 시위가 벌어져 10여명이 체포됐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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