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탁 무효화 법적 대응 시사
"기습 발표, 불법적이고 부당"
정부의 '제3자 배상' 해법을 수용하지 않은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의 배상금에 대해 법원 공탁 절차가 개시되자 원고 4명은 별도 소송을 검토하기로 했다.
피해자 이춘식 씨와 고(故) 정창희 씨 소송대리인인 임재성 변호사와 김세은 변호사는 3일 서울 외교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별도의 소송 절차를 통해서 공탁이 무효라는 것을 확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탁이 완료되면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은 공탁을 완료했다는 서류를 저희가 진행 중인 강제집행 사건에 제출할 것"이라며 "그 공탁이 유효하지 않고 집행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는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 중인 강제집행 사건에 정부가 공탁 관련 서면을 제출하면 이에 대한 의견을 내는 한편, 이 사건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별도 소송으로 공탁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늘 외교부 및 재단이 발표한 제3자 변제 공탁은 불법적이고 부당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날 발표가 당사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기습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제3자 변제 해법이 채권 소멸과는 무관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이들은 "공탁이 유효하다는 전제하에 공탁하게 되면 채권은 소멸된다"며 "변제 공탁을 하면서 채권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기만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 총 15명의 판결금과 지연이자를 일본 피고기업 대신 행정안전부 산하 재단이 지급한다는 제3자 변제 해법을 제시했다. 현재 원고 15명 중 생존 피해자 1명을 포함한 11명이 해당 안을 수용했다. 생존 피해자 2명과 사망 피해자 2명의 유족 등 원고 4명이 수용 거부 입장을 유지해왔다.
재단 측은 일본 기업의 직접 배상 등을 요구하며 제3자 변제를 거부해온 원고 4명 몫 판결금을 이날 법원에 공탁하는 절차를 개시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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