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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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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완전자율주행택시 24시간 달리는 세계 첫 도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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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 규제 당국, 이르면 13일
24시간 유료택시서비스 허용 여부 결정
한국일보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알파벳(구글 모회사) 웨이모의 자율주행택시. 운전석에 보조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로 운행 중이다.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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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는 완전자율주행택시(로보택시·robotaxi)가 24시간 도시 전역을 누비는 세계 최초의 도시가 될 수 있을까.

'실리콘밸리의 관문'으로 통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에서 24시간 완전자율주행택시 운행이 허용될지 여부가 이르면 13일(현지시간) 결정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지금껏 심야 시간대처럼 제한된 조건에서만 유료로 승객을 받아 왔다. 그러나 주 정부가 업체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24시간 운행'을 허용할 경우, 앞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선 누구나 우버(승차공유 서비스)를 호출하듯 로보택시를 불러 탑승할 수 있게 된다. 명실상부 '자율주행 선도 도시'가 되는 셈이다.

크루즈·웨이모 "보행자와 충돌한 적 없어... 충분히 안전"


2일 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볼 수 있는 로보택시는 GM 크루즈와 알파벳(구글 모회사) 웨이모다. 두 업체 중 보조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는 완전 무인의 상태로 유료 택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건 지난해 6월 주 규제 당국의 허가를 받은 크루즈뿐이다. 단 도로에 차량이 뜸해지는 오후 10시~오전 6시, 샌프란시스코 북서부 일부 지역에 한해서다. 웨이모의 경우 완전 무인으로 운행할 때는 무료로만 승객을 태우고 있고, 유료로 승객을 받을 때는 보조 운전자가 항시 탑승해야 한다.

이렇게 조건부로 로보택시를 운영해 온 두 업체는 올 들어 24시간 유료 운행을 허용해달라고 규제 당국에 요청해왔다. 샌프란시스코가 자율주행 기술을 이끄는 도시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안전한 거리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크루즈와 웨이모 측은 주장했다. 웨이모 측은 "100만 마일이 넘는 완전자율주행 동안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와 충돌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으며, 차량 대 차량 충돌의 경우 (웨이모 때문이 아닌) 사람 운전자의 규칙 위반이나 위험한 행동이 원인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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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북서부 지역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GM의 무인 자율주행 택시 크루즈.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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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시민들 "기술 마루타 되는 것 원치 않는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로보택시 운행을 확대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이다. 시 당국은 지난 1월 캘리포니아 공공시설위원회(CPUC)에 서한을 보내 "로보택시들은 다른 차량이 급작스럽게 차선을 바꾸거나, 급제동 또는 급가속하고, 자전거도로나 횡단보도로 방향을 틀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로보택시가 사람을 치는 등 중대한 사고는 없었지만, 소방차의 이동을 가로막거나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었음에도 출발하지 않아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등 불완전한 모습을 적지 않게 보였다는 게 반대 이유였다.

여기에 "기술의 '마루타'가 되는 것보다 우리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큰 상황이라고 워싱턴포스트 등은 전했다. 이에 원래 지난달 로보택시 운행 확대 여부를 결정짓기로 했던 CPUC는 그 시기를 7월로 한 차례 연기했다.

CPUC가 13일을 '운명의 날'로 예고한 가운데, 어떤 결정이 나오든 미국의 자율주행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만약 24시간 유료 택시 서비스가 허용되면 샌프란시스코처럼 로보택시가 조건부 운행 중인 로스앤젤레스, 오스틴, 피닉스 등에서도 서비스 확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결국 허용하지 않기로 할 경우엔 "기술이 완벽해질 때까진 서비스 확대를 미뤄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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