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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재판중 소란 일으킨 후...” 김봉현 3번째 탈주계획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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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2심 진행 중 혐의 포착

조선일보

김봉현


‘라임 펀드 사태’의 주범으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봉현(49)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세 번째 탈주를 계획한 혐의가 드러나 서울남부지검이 수사 중인 것으로 4일 전해졌다. 검찰은 김봉현씨가 검찰청 출정 때나 재판에 나갈 때 탈주를 계획한 구체적 정황을 파악했고 이를 도운 혐의로 김씨의 누나를 지난 3일 긴급체포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당초 김씨는 검찰에 조사받으러 나갈 때 경비가 허술한 틈을 타 차량을 이용해 탈주하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김씨는 탈주를 도와줄 외부 조력자들을 찾았으며, 검찰은 김씨의 누나가 당사자들에게 “탈주에 성공하면 20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대포폰 비용조로 1000만원을 전달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탈주를 위해 남부지검 구치감의 비밀번호까지 파악해놨다고 한다. 이 탈주 계획은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실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3일 긴급체포된 김씨의 누나는 “동생의 도주 계획은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은 김씨가 검찰 출정이 아니라 법정 출석 때 탈주 계획을 세운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고 한다. 재판 중에는 피고인인 김씨가 수갑을 차지 않은 채 대기하고 법정을 지키는 경위가 한 명밖에 없다는 점을 이용해 도주하려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김씨가 동원한 인력이 방청객으로 위장해 법정에서 소란을 피우고 이를 틈타 도주하는 계획 등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씨가 구치소 안에서 동료 재소자, 면회 온 지인 등과 나눈 대화에서 이런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이창형)가 심리하는 김씨의 항소심 재판은 4일 잡혀 있었다. 검찰은 이날 김씨를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서울고법으로 호송할 때 교도관 등 30여 명의 계호 인력을 동원했다. 이들은 칼에 의한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검 장갑과 팔 보호대를 착용했다.

이날 재판장은 재판 시작에 앞서 “일부 피고인이 탈주하려 한다는 상당히 신빙성 있는 얘기가 있다고 한다”면서 “법정에서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어 특별한 조치를 내린다”고 밝혔다. 김씨에게는 수갑을 찬 채로 재판을 받으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법정에 설치된 CCTV와 보안 관리인들이 몸에 착용한 캠코더로 김씨가 재판받는 장면을 촬영하라는 지시도 했다.

김씨는 이미 두 번 탈주한 적이 있다. 그는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진 뒤인 2019년 말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5개월간 도주했다가 붙잡혔다. 그는 도피 자금 55억원을 캐리어 3개에 나눠 들고 도피하면서 밀항을 시도하다가 실패했다.

이후 김씨는 2020년 5월 240억원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런데 법원은 1심 재판 중인 2021년 7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착용 등을 조건으로 김씨를 보석으로 풀어줬다. 불구속 재판을 받던 김씨는 1심 결심 공판 당일인 작년 11월 11일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다. 당시 도주에 조카와 누나 등이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도주 48일 만인 작년 12월 경기도 화성시 한 아파트에서 검찰에 검거됐다. 검거 당시 그는 9층 높이 아파트에서 탈주를 시도하며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올해 2월 김씨는 1심 재판에서 1200억원대 횡령 혐의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고,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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