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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잘가 어린이집, 어서와 요양원” CNN도 우려한 한국 저출산·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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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서울시내 한 산부인과병원의 텅빈 신생아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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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 어린이집, 어서와 요양원.” 미 CNN은 출산율이 줄어들고 노인 인구가 늘면서 보육·요양 시설이 덩달아 줄고 느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이렇게 묘사했다. 낮은 출산율은 경직된 직장문화, 정체된 임금 대비 오르는 물가, 양육비 부담, 결혼에 대한 인식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OECD 국가 가운데 노인빈곤율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노인 서비스 수요가 늘고 있지만 사회 시스템이 이를 제대로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 시각) CNN은 ‘한국은 고령화를 준비 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 실패로 고령화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불안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한국을 두고 ‘세계에서 인구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이자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라고 표현했다. 이에 따라 보육 시설은 줄어드는 반면 노인복지시설은 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2017년 4만238곳으로 집계된 보육 시설이 지난해 말 약 3만923곳으로 6년만에 약 4분의 1이 줄었다. 반면, 노인복지시설은 같은 기간 7만6371곳에서 8만9643곳으로 급증했다. 보육 시설에는 공공, 민간, 기업 보육시설이, 노인복지시설에는 노인 요양원, 노인 전문 병원, 노인 복지 기관 등이 포함된다. CNN은 “이러한 변화는 한국이 지금까지 역전시키지 못한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고 했다.

정부가 부부에게 출산 관련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출산율은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낮은 출산율에 까다로운 직장 문화, 정체된 임금, 상승하는 생활비, 자녀 양육의 경제적 부담, 결혼 및 양성평등에 대한 태도 변화, 사회에 환멸을 느끼는 젊은 세대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

폭염이 기승을 부린 3일 오후 대구 서구 평리동에서 손수레에 폐지를 싣고 가던 노인이 가로수 아래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노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연금 등 사회적 시스템은 이를 따라잡기에 역부족인 실정이라고 CNN은 전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이 가장 높은데, 65세 이상 인구의 40% 이상이 OECD에서 정의한 ‘상대적 빈곤(중위 소득 50% 이하에 속하는 인구 비율)’에 직면해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1년 보고서에서 “한국의 연금 제도는 여전히 성숙기에 있으며 현세대는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의 연금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는 한국전쟁 이후 국가 재건을 도운 세대가 쉼터와 급식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CNN은 우려했다.

최근 노인 요양 시설이 늘면서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료 및 연금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서 여전히 우려는 남아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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