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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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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정책에 붕괴된 네덜란드 연정… "이견 못 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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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터 총리의 '난민 제한' 구상에 일부 정당 반대
전체 내각 사직서 제출… 11월 총선 치러질 듯
한국일보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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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연립정부가 '난민 제한'을 둘러싼 이견으로 무너졌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르크 뤼터(56)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립정부 동반자들이 이민 정책에 관해 다른 의견이라는 점은 비밀이 아니다"며 "불행하게도 오늘 우리는 이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8일 국왕에게 전체 내각의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네덜란드 정부가 뤼터 총리의 사직서 제출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2010년 총리직에 오른 그는 네덜란드의 최장수 총리로, 지난해 1월 4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그가 이끄는 우파 성향의 자유민주당과 진보 성향 민주66당(D66), 중도 우파 성향 기독민주당, 보수 성향 기독교연합당 등 연립정부를 꾸린 4개 정당은 난민 정책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네덜란드에 유입되는 난민이 크게 늘면서 식수나 의료서비스, 난민 시설 부족 등 문제가 잇따랐고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했다. 네덜란드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네덜란드에 망명을 신청한 사람은 4만6,000여 명이다. 올해는 7만 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뤼터 총리는 네덜란드에 이미 들어온 전쟁 난민이 어린 자녀를 데려오려고 할 때 입국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전쟁 난민 가족의 입국을 매달 200명까지만 허용하자는 게 뤼터 총리의 구상이지만 기독교연합당과 D66은 가족 해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네덜란드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새로운 정부 구성을 위한 선거는 오는 11월 중순 이후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뤼터 총리는 그때까지 과도정부를 이끌 예정이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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