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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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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국내 최초 복강경 도입, 고난도 로봇수술 선도해 임신·출산 가능성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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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로봇수술센터



복강경 한계 보완, 치료저변 넓혀

2040 수술 환자 89% 가임력 보존

근종 45개 제거 후 출산한 산모도

중앙일보

강남차병원 로봇수술센터 성석주 센터장(가운데)이 부인과 로봇수술을 집도하는 의료진들과 가임력을 보존하는 자궁근종 최신 치료를 논의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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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난소를 수술하면 임신과 출산이 어려울까. 가임력 보존을 우선으로 두는 20~40대 여성 환자에게 미세 침습(상처) 수술 발전은 미용을 넘어 삶의 중차대한 선택권을 넓혀준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로봇수술센터의 지난 8년 통계에서 이를 가늠할 수 있다. 병원에 따르면 산부인과 로봇수술 환자의 94%는 20~40대로, 이 중 89%는 가임력을 보존했다. 성석주 로봇수술센터장(산부인과)은 “강남차병원을 찾는 여성 상당수는 향후 임신을 원하는 환자군이다. 자궁·난소 기능을 최대한 지키는 수술로 가임력을 보존한다. 난임센터와 연계해 임신·출산으로 이어지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강남차병원은 복강경에서 로봇으로 이어지는 산부인과 미세 침습 수술의 요람으로 불린다. 복강경 수술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시킨 저력이 있다. 지금은 가임력을 지키는 고난도 로봇수술을 연간 1100건 이상 시행한다. 2015년 문을 연 지 8년 만에 수술 5000건을 넘어섰다. 2022년 기준으로 아시아 1위, 글로벌 10위인 수술 건수라고 한다. 정용욱 교수(산부인과)는 “강남차병원은 여성병원으로서 흉터 회복에 주안을 두고 복강경을 많이 해왔다. 미세 침습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어서 로봇수술에서는 훨씬 더 고도화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며 “많은 환자가 차병원을 신뢰하고 찾는 데는 고난도 질환에서도 가임력을 보존하는 높은 수준의 의료를 제공해서라고 본다”고 짚었다.



로봇수술 연간 1100건 이상 시행



강남차병원 로봇수술센터가 특화한 대표 분야는 자궁근종 제거 수술이다. 전체 로봇 수술 환자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자궁근종은 여성 10명 중 1명이 갖고 있을 만큼 흔하다. 증상·크기·개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10% 정도인데, 이 중에는 임신·출산에 방해되는 자궁근종을 가진 환자가 적지 않다. 생명을 좌우하는 중증 수술은 아니나 가임력 보존이라는 목적에서는 난도가 높아지는 수술이다. 이런 환자들이 차병원을 주로 찾는다. 정 교수는 “로봇은 어려운 수술일수록 환자에게 장점이 많다. 임상 데이터가 쌓여 이전에는 자궁 기능을 지키기 어려웠던 다발성 근종, 거대 근종에서도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자궁근종 개수가 20, 30개를 넘거나 크기가 10㎝ 이상이면 복강경 수술로는 어렵다고 한다. 강남차병원은 로봇으로 복강경의 한계를 보완해 가임력 보존 치료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근종 45개가량을 제거한 뒤

1년 후 임신·출산한 산모 A씨의 사례가 그렇다. A씨는 근종 개수가 많아 개복해야 하고, 수술 후에는 자궁을 보존할 수 없을 거란 얘기를 듣고 차병원을 찾았다. 주치의 성 센터장은 “근종을 100% 제거하겠다는 목표보다는 자궁 기능을 유지해 임신·출산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추후 근종이 문제되면 다시 한번 치료를 고려하는 것을 목표로 수술을 진행했다”며 “수술방에서 보니 근종을 제거해도 자궁벽이 어느 정도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해 약 45개의 근종을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근종 수술 1년 후, A씨는 강남차병원 난임센터에서 시험관 시술로 임신에 성공해 출산했다. 성 교수는 “수술 후 6개월 정도 자연 임신을 시도한 뒤 잘 안 되면 난임센터에서 임신 확률을 높이는 맞춤 치료를 계획한다. 환자 기록이 연계돼 있고, 자궁 상태를 의료진이 명확히 알고 있어 환자에게 유리하다. 임신이 되면 산과에서 건강한 출산까지 유지하는 포괄적인 치료를 이어간다”고 했다.



난임센터 연계해 임신 확률 높여



가임력 보존 수술은 임신·출산 후에 이뤄지기도 한다. 로봇수술센터와 난임센터가 환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임신·출산에 유리한 방향으로 치료 계획을 잡는다. 김미경 교수(산부인과)는 “수술을 먼저 하는 게 나은지, 시험관 시술로 임신·출산 후 수술이 더 적합한지 판단해야 하는 일종의 회색지대 환자군이 있다. 난임센터와 협진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강남차병원 로봇수술 환자의 30%는 난소 종양 제거와 부인암 수술 환자다. 김 교수는 “임신을 원하는 젊은 난소 종양 환자와 초기 부인암 환자도 로봇으로 가임력을 보존해 질환을 치료한다. 난소 종양을 제거할 땐 나쁘게 변한 부위만을 가능한 한 얇게 깎아내 정상 난소를 최대한 보존해야 하는데 로봇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미세 침습 수술의 계보를 이어오는 강남차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의료진 실력의 상향 평준화를 강점으로 꼽는다. 성 센터장은 “단기간에 많은 환자가 신뢰하고 찾아온 양적 성장의 토대는 의료진의 숙련도 덕분”이라며 “고난도 질환 환자를 치료하면서 쌓은 가임력 보존 치료에 대한 임상과 연구를 강화해가겠다”고 말했다.

■ 가임력 높이는 치료 팩트체크

근종은 제거가 답이다? ▲

근종이 있다고 수술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성격이 순한 근종으로, 임신·출산에 방해 안 되면 미리 수술할 필요는 없다. 근종을 가진 채 임신해도 된다. 수술 판단의 첫 번째는 증상이다. 크기·개수와 상관없이 생리통이 심하거나 생리량이 과다하고, 임신에 방해되면 수술한다. 일반적으로 근종 위치가 좋으면 어느 정도 크기가 자랄 때까지는 대부분 증상이 없다. 근종 크기가 7~8㎝를 넘어가면 대부분 증상이 생긴다.

자궁에 칼 대면 임신이 어렵다? X

완전히 잘못된 상식이다. 이런 오해 때문에 쉽게 할 수 있는 수술임에도 시기를 놓쳐 수술을 어렵게 만드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 건강한 임신·출산을 방해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근종이 적지 않다. 이런 성격의 근종을 갖고 있으면 임신이 잘 안 되기도 할 뿐 아니라 임신해도 문제다. 아이가 근종을 이겨내면서 버틸 수가 없다. 유산 위험이 있고, 산후 출혈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이 예측되면 근종을 해결하고 임신해야 한다. 두려워 말고 수술할 것을 권한다. 그래야 결과가 훨씬 더 좋아진다. 근종 대부분은 나이 들면서 조금이라도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근종 수술을 했다고 임신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끙끙 앓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해 수술을 먼저 하는 게 나은지, 임신 후 수술이 유리한지 상담이 필요하다.

40대면 가임력 유지가 힘들다? X

가임력은 임신 의지와 필요성이 중요하다. 40대여도 충분히 가임력을 지킬 수 있다. 과거에는 40대에 근종 수술이 필요하면 자궁을 제거했지만 지금은 근종만 떼는 사람이 많다. 40대에 임신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로봇수술이 가임력을 보장하는 건 아니나 보존 확률을 높여준다.

도움말: 성석주 강남차병원 로봇수술센터장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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