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50% 퇴원…일반병동은 관리인력 없어 모두 비울 계획
직원 3천500명 중 80% 이상 파업 동참할 듯…상경 투쟁도 예정
텅텅빈 부산대 병원 침상 |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폐사진까지 다 찍어서 놨는데, 병원을 옮기라네요."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 부산 서구 부산대학교병원에서 남편을 대신해 퇴원 절차를 밟고 있던 서모(76)씨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부산대병원 측은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가면 일반병동을 관리할 인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자 지난 11일부터 입원환자 1천500여명을 퇴원시키거나 협력병원으로 전원하고 있다.
서씨의 남편은 수영구 한 중소 병원으로 옮기게 됐는데, 대학병원인 이곳을 떠나는 것에 대한 우려가 가득했다.
서씨는 "남편이 폐암일지도 모른다고 해서 사진을 찍은 건데 걱정이 된다"면서 "최대한 안 가려고 했지만 이제 병실에 남편이랑 다른 환자밖에 남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옮기게 됐다"고 말을 했다.
이날 부산대병원 퇴원 창구 앞에는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차례를 기다리며 앉아 있었다.
퇴원 창구 옆 엘리베이터에는 짐을 가득 실은 카트가 연신 왔다 갔다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퇴원행렬로 차를 가지고 온 보호자가 늘어나면서 부산대병원 주차장과 인근 사설 주차장은 만석이 됐고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퇴원 수속 밟는 입원 환자들 |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중환자 20% 정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일반병동 환자 중 50%는 어제 퇴원이 이뤄졌고, 나머지는 오늘 중에 모두 퇴원할 예정"이라면서 "병동의 간호사가 모두 파업에 참여함에 따라 의료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런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부산대병원 8층의 한 병실도 텅텅 빈 상태였다.
이곳은 원래 수술 후 재활하는 환자들로 5인실 침대가 늘 가득 차 있었는데, 전날 4명이 나가고 이날 오전 마지막으로 1명이 나가면서 전부 비워졌다.
의료 공백 어쩌나 |
같은 층에는 13개의 병실이 있지만 대부분 병실에 1명 정도만 남아 퇴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해당 병동 앞에서 만난 한 환자는 "이틀 전에 쓸개염으로 수술을 했다"면서 "한 사흘은 더 치료받을 줄 알았는데 나가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한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부산대병원은 파업이 시작되면 남아있는 환자들을 2∼3개 병동에 모두 모아 관리를 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 파업…'정상 진료 불가' |
나머지 20여개 병동은 운영을 중단하게 된다.
13일 서울에서 있을 총파업 투쟁에도 1천500명 이상의 노조원이 상경 투쟁할 예정이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전국 보건의료노조 7개 요구사항 외에도 국립대 병원 중 유일하게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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