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의부터 파행…근로자위원 구속·공익위원 합의 강조로 심의 길어져
막판 노사 격차 180원까지 좁혀졌으나 결국 합의 못해
내년도 최저임금 9천860원으로 결정 |
(세종=연합뉴스) 김승욱 홍준석 기자 =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심의는 전례 없이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졌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법에 따라 지난 3월 31일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9천620원)보다 2.5% 인상된 9천860원으로 결정된 19일까지 110일에 걸쳐 심의가 이뤄졌다.
최저임금 제도는 1988년 도입된 뒤 3차례 제도가 변경됐다. 현행과 같은 방식이 적용된 2007년부터 작년까지 최장 심의기일은 2016년의 108일이었는데, 이번에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4월 18일 첫 전원회의부터 파행됐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는 노동계가 정부의 노동 개혁에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시작됐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이 노사 간 중재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정부 노동 개혁에 앞장섰다며 사퇴를 요구했고, 결국 첫 전원회의는 시작도 못 한 채 무산됐다.
이후에는 예년처럼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를 놓고 오랜 공방이 오가다가 결국 차등 적용하지 않기로 결론이 났다.
근로자위원 중 한 명이던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망루 농성'을 벌이다 구속된 점도 심의에 악영향을 미쳤다.
근로자위원들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 탄압이 김 사무처장 구속으로 이어졌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그가 품위를 훼손했다며 해촉했고, 이는 근로자위원들의 강한 반발로 이어졌다.
최저임금 9천860원으로 결정, 입장 밝히는 근로자위원들 |
최저임금 심의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공익위원들은 유독 합의를 강조했다.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노사 간 견해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공익위원들이 제시하는 중재안으로 표결하는 것이 최근 몇 년간 관례처럼 굳어졌다.
특히 18일 오후 3시 시작된 제14차 전원회의에서는 마라톤협상이 벌어졌다. 자정을 넘겨 제15차 전원회의로 차수가 변경된 뒤 이날 오전 6시께 최저임금 수준이 결정되기까지 정회와 속개가 계속해서 반복됐다.
정회 도중 회의장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위원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정회한 동안에도 노·사·공이 각각 내부 회의를 통해 전략을 짠 점을 고려하면 15시간 연속 심의가 계속된 셈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9천860원 결정, 회의장 떠나는 사용자위원들 |
노사가 합의해야 한다는 공익위원들의 바람은 실현되지 못했다.
이후 이 범위에서 9, 10차 수정안이 제시된 뒤에는 노사공이 9천920원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이 회의장 밖으로 전해지며 15년 만의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최저임금위가 심의를 마친 뒤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에 따르면 공익위원들은 노사 격차가 논의 막판 180원(노동계 1만20원·경영계 9천840원)까지 좁혀지자 합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에 올해보다 3.12% 인상된 9천920원을 노사 양측에 조정안으로 제시했다. 사용자위원 9명과 공익위원 9명,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은 찬성했지만,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이 반대했다.
2024 최저임금 (PG) |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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