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은 회사 쪼개기로 중대재해법 회피” 주장
19일 전남 영암군 대불산업단지 선박제조업체에서 일하다 숨진 하청노동자 유족과 법률대리인이 원·하청 사업주를 처벌해달라며 고용노동부 목포지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다.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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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군에 있는 대불산업단지 선박제조공장에서 홀로 일하다 숨진 하청노동자의 유족들이 원청과 하청업체가 책임을 회피한다며 각 대표들을 고소했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민주노총 영암군지부,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와 고 박아무개(40)씨의 유족은 19일 고용노동부 목포지청에 박씨가 일했던 하청업체 (유)형도와 원청 ㈜유일 대표를 각각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유족과 노동단체는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에서 박씨 사망사건을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고인의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하청업체의 책임 인정과 신속한 수사,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3일 혼자 230㎏짜리 선박 블록 도구적재 해체작업 중 2.2m 높이에서 추락해 숨진 박씨 사망사고는 원·하청의 안전조치가 미흡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같은 법 시행규칙을 보면 100㎏ 이상 화물을 다룰 땐 원청의 작업허가와 작업지휘자가 작업계획서 준수 여부를 감독해야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유일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한 임직원 수는 31명이지만 대불산단과 울산에 공장 10여개를 운영하고 있어 실제 종사 노동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기준(상시노동자 50명 이상)을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형도 대표는 2017년부터 두차례 박씨 명의로 사업체를 운영하며 1억2천만원에 달하는 4대 사회보험료를 체납했지만, 박씨 사망 뒤 “본인이 책임지겠다”는 말만 하고 실질적인 조치는 하지 않은 상황도 고소 내용에 포함됐다.
유족과 노동단체는 고소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일과 형도는 고인의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책임을 인정하고 공개사과와 함께 대책을 제시하라”며 “고용노동부는 이들 업체에 특별근로감독, 대불산단 안전점검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겨레>는 ㈜유일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로 연락했으나 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답변을 듣지 못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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