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전임 문재인 정부 때 금강·영산강 보를 해체하거나 상시 개방 결정을 내린 과정에 대해 과학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정확한 데이터로 인해 보 해체에 따른 수질과 생태계 개선 효과가 왜곡됐고, 보 처리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한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구성 과정도 불공정했다고 판단했다. 20일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금강·영산강 보 해체 및 상시 개방 결정'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말인 2021년 12월 감사에 착수한 지 2년 반 만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기획위는 출범한 지 3개월 만인 2019년 2월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은 해체하고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감사원은 기획위가 보 해체에 따른 '수질·수생태계 개선 편익'을 산정하면서 존재하지 않거나 과학적 데이터로 활용하기 불충분한 자료를 활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수질·수생태계 개선 편익은 당시 보 해체와 관련해 진행한 경제성 분석의 8개 구성 항목 중 비중이 가장 크다. 감사원은 기획위가 2019년 2월까지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당시 대통령실에 보고했기 때문에 부실한 경제성 분석을 강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은 또 보 해체·상시 개방 결정을 이끈 기획위 구성에 특정 시민단체가 관여했으며, 해당 위원회가 사실상 '4대강 반대론자'로만 이뤄진 점도 지적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공익감사 결과에 따라 4대강 보 정상화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정부의 보 해체 결정은 성급하고 무책임했다"며 "4대강 16개 보를 모두 존치하고 세종보와 공주보 운영을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른 시일 안에 댐 신설, 준설 등 과감한 하천 정비가 포함된 치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우선 2021년 1월 보 해체·개방 결정을 최종적으로 내린 대통령 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에 당시 의결을 재심의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또 보 해체 계획이 반영된 국가물관리기본계획도 국가물관리위 심의를 거쳐 변경하기로 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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