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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러 “흑해해역 우크라行 선박 적으로 간주”…밀 가격 최대폭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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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스포루스해협에 정박한 곡물운반선.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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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곡물 협정의 일방적 종료를 선언한 러시아가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선박에 대해 ‘적(敵) 선박’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은 민간 선박이 공격받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의 잇단 위협에 밀을 비롯한 곡물 가격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9일 밤 텔레그램을 통해 “흑해 곡물 협정 만료 및 인도주의적 해상 회랑(回廊) 종료와 관련해 모스크바 시간으로 7월 20일 0시(한국 시간 오전 6시)부터 흑해 해역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은 잠재적 군 수송선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선박 국적국은 우크라이나 정권 편에 선 분쟁 당사국으로 간주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애덤 호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9일 “미국 정부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에 접근하는 항로에 해상 기뢰를 추가 설치했다”며 흑해를 항행하는 민간 선박이 공격 받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러시아는 19, 20일 이틀 연속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우크라이나 주요 곡물 수출 항구가 있는 남부 오데사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오데사 항구 곡물 저장시설과 원유 저장고가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오데사에서 소실된 곡물은 약 6만t으로 집계됐다.

흑해 곡물 협정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흑해 수출 길이 막힌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안전하게 보장하되 러시아 식량 및 비료 수출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유엔과 튀르키예(터기) 중재로 지난해 7월 체결됐다. 하지만 이달 17일 러시아가 자국의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일방적으로 종료를 선언했다.

우크라이나는 19일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에 서한을 보내 곡물 수출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임시 운송 경로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곡물 수송선을 운행하는 다른 나라에까지 위협을 가한 것이다.

세계 곡물가는 불안정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밀 선물가격은 19일 8.5% 급등해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최대 폭으로 뛰어 올랐다.

한편 지난달 ‘36시간 무장 반란’을 일으킨 뒤 행방이 묘연하던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처음으로 공식 영상에 등장했다고 이날 로이터가 전했다. 이 영상에서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에 도착한 자신의 병사들을 환영하며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우리가 관여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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