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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용인은 집값 폭등했는데… 나머지 지방 특화단지는 ‘무덤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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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용인 첨단 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이 들어설 이동 남사읍 일대 전경. /용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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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데 이어 반도체 특화단지로 선정된 용인시의 집값이 연일 상승하고 있다. 용인시와 함께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다른 지역들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용인과 같은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고 있다.

지난 2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국 7개 지역을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반도체 분야에는 용인·평택, 구미가 이차전지 분야에는 청주, 포항, 새만금, 울산이 디스플레이 분야에는 천안·아산이 지정됐다.

특히 반도체 특화단지에 용인 처인구 원삼면(SK하이닉스)과 남사읍(삼성전자), 기흥구 농서지구(삼성전자) 등이 포함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15일 같은 처인구의 이동·남사읍이 반도체 국가 산업단지로 지정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겹경사’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용인을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혁신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용인에는 1124만여㎡의 반도체 특화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민간 투자만 614조원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약 120조원을 투입해 4개의 반도체 제조공장을 만들 예정이며, 삼성전자는 20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비메모리 연구개발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용인의 집값은 다시 한번 출렁이고 있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번 반도체 특화단지에 포함된 기흥구의 집값은 지난해 1월 24일 0.02% 상승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오다, 지난 7월 10일 기준 0.06%를 기록하며 상승 전환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는 0.09% 오르며 2주 연속 상승세다.

반도체 산업단지로 일찌감치 지정된 용인 처인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3월 27일 기준으로 0.43%의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로 17주 연속으로 상승 중이다. 이 기간 처인구의 아파트값은 총 4.37% 폭등했다.

용인 내 아파트 단지들의 실거래가도 오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월 13일 3억4000만원에 거래됐던 용인 처인구 남사읍 소재의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5단지’ 84㎡ 평형은 산업단지 개발 발표 직후인 지난 3월 25일 4억75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지난 1월 30일 3억3000만원에 팔린 인근 단지인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6단지’도 지난 3월 30일 4억8000만원에 매매돼 1억5000만원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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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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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과 함께 특화단지로 지정된 ‘동기’ 지역들도 내심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경기도에서 용인과 함께 반도체 특화단지로 묶인 평택시의 집값도 꿈틀대고 있다. ‘미분양 무덤’으로 불렸던 평택의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17일 기준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미분양 물량도 279가구 감소해 미분양 주택 감소 상위지역에 오르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분야 특화단지인 천안·아산 중 천안도 8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지방의 상황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됐음에도 경북 구미의 집값은 지난 17일 기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인 울산광역시는 0.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함께 선정된 충북 청주는 2주 연속으로 0.02%씩 하락, 경북 포항은 4주 연속 하락 후 보합을 기록했다. 전북 새만금(군산)은 지난해 9월 19일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같은 특화단지로 지정됐어도, 지방의 경우에는 수도권과 달리 집값이 상승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용인은 화성 동탄이나 서울 등으로의 접근이 용이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도 예정돼 있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미리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면 지방의 경우 민간 투자 규모도 수도권에 비해 작을뿐더러, 미분양 물량이 아직 많이 적체돼 있어 집값 상승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민석 기자(vege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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