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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겨울 길어지나…‘순익 반토막’ 퀄컴 “스마트폰 시장 예측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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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 6월 28일 MWC 상하이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된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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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6월 부진한 실적을 낸 모바일칩 시장의 선두 주자 퀄컴이 우울한 하반기 전망을 내놨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쉽사리 살아나지 않으면서 반도체 겨울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현지 시각) 퀄컴은 회계연도 2023년 3분기(4~6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 급감한 18억300만달러(약 2조34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3% 감소한 86억5100만달러(약 10조9800억원)를 기록했다. 퀄컴 주력 사업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의 수요가 여전히 부진해 퀄컴의 스마트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문제는 하반기 스마트폰 업황 반등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거시경제 악화와 스마트폰 수요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새로운 칩을 주문하기보다 기존 재고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을 낮춘 퀄컴은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확대할 계획이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시장을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추가 비용 감축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색빛 전망에 퀄컴 주가는 이날 8.18% 하락했다.

퀄컴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세계 1위 중앙처리장치(CPU) 업체 인텔도 올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내다봤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PC와 서버 수요도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달 27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연말까지 사업의 모든 부문에서 여전히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텔은 지난 2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선전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PC 시장 침체로 노트북과 데스크톱 프로세서를 포함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12% 감소했다. 데이터센터와 AI(인공지능) 등 서버용 반도체 매출도 15% 줄어든 가운데 올 3분기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판매가 더 줄어들 것으로 인텔은 전망했다.

업계는 특히 반도체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시원치 않아 하반기 업황 반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25일 보고서에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확산 중이다”라며 “중국의 소비 및 수출은 올 3~5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이는 1년 전 상하이 봉쇄 조치 영향에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하며 올 6월에는 다시 소매판매증가율이 급락하고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해 경제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재고 수준은 여전히 높은 반면 실수요는 예상만큼 반등하지 않고 있어 업체들의 고민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최근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는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침체된 기존 IT 기기 수요가 올라야 유의미한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도 지난달 20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개월 전 전망은 더 낙관적이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AI 최종 시장 수요는 매우 양호하지만 회사 사업의 전반적인 주기성을 상쇄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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