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5 프로./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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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가 최신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5 프로’를 지난 7일 출시했지만, 성능 업그레이드에도 시장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작 PS5 대비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이 45% 향상되는 등 하드웨어적으로 진화했으나, 비싼 가격과 제품 구성에 대한 논란이 판매량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 스캘퍼들조차 정가 이하로 제품 판매
23일 시장조사업체 써카나(Circana)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PS5 프로의 초기 판매 실적은 지역별로 엇갈리고 있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PS5와 비슷하거나 소폭 상회하는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서는 출시 직후부터 판매 부진 신호가 뚜렷하다.
영국 대형 소매업체 아고스(Argos)는 출시 후 불과 6일 만에 PS5 프로 가격을 인하했으며, 스캘퍼(특정 인기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웃돈을 붙여 판매)들조차 정가 이하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PS5 프로의 판매량 부진은 PS5가 출시 초기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으며 기록적인 수요를 보였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당시 콘솔 게임 시장이 작은 한국에서도 PS5는 출시 이후 1년이 넘도록 ‘없어서 못 사는’ 기기로 자리 잡았으며,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 공급난으로 리셀러들이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상황이 이어진 바 있다. PS5 디스크 에디션의 출고가는 62만8000원이었으나, 인터넷 오픈마켓에서는 프리미엄이 50% 이상 붙어 9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거래됐다.
소니가 PS5를 사전예약 방식으로 판매를 진행했지만, 매번 몇 초 만에 품절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플레이스테이션(PS)4 프로도 지난 2016년 11월 출시 이후, 전체 PS4 판매량의 약 2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기준 PS4의 누적 판매량이 약 1억1700만대인 것을 고려하면, PS4 프로의 판매량은 약 2340만대로 추정된다.
◇ PS5보다 두 배 높은 가격에 구매 주저
소니에 따르면 PS5 프로는 성능 면에서는 확실한 개선을 이뤘다. GPU 연산 유닛이 기존 PS5 대비 67% 증가했고 메모리는 28% 더 확장했다. 이를 통해 렌더링 속도가 최대 45% 빨라졌으며, AI 기반 업스케일링과 진보된 레이트레이싱 기술로 사실적이고 몰입감 있는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발더스게이트3′와 ‘호라이즌 포비든웨스트’ 같은 최신 게임은 PS5 프로에서 더 높은 해상도와 부드러운 프레임률을 지원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능 향상에도 불구하고, PS5 프로의 고가 정책은 많은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PS5 프로의 국내 출고가는 111만8000원으로, 디스크 드라이브가 포함되지 않은 디지털 에디션임에도 기존 PS5보다 두 배 가까운 가격이다. 물리적 게임 디스크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은 별도로 블루레이 디스크 드라이브를 구매해야 하며, 이로 인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토토키 히로키(十時裕樹) 소니 IE 신임 대표./소니 제공 |
히로키 토토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 임시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PS5 프로의 가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판매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PS5 프로는 하드코어 게이머를 주 타깃으로 한 제품이며, 이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설계된 하드웨어”라고 밝혔다.
최근 소비자 정책 역시 PS5 프로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출시한 대작 게임 ‘콩코드’는 품질 논란과 수준 이하 콘텐츠로 게이머들에게 혹평을 받았다. 소니의 이러한 행보는 충성 고객층의 불만을 자아내며,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게이밍 PC(퍼스널 컴퓨터)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콘솔 게임기는 게이밍 PC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지만, PS5 프로의 고가 정책은 이러한 장점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소니가 하드코어 게이머라는 틈새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전략은 장기적으로는 기존 PS5 사용자들의 신뢰를 잃을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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