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6일 경기도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에서 열린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순환배치 부대 임무교대식에서 주한미군 장병이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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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이 4일 "한국과 미국을 모든 적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이 임무"라고 밝혔다. '미국이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여단급 부대를 파병할 것이라고 우리 정부에 제안했다'는 한국일보 보도(8월 4일 자 1·3면)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서다. 남한은 북한, 미국은 중국이 군사적으로 주된 위협이자 적이다. 주한미군의 역할 범위를 한반도에 국한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대만으로 차출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 둔 셈이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본보에 보내온 입장문에서 "주한미군사는 어떠한 위협이나 적으로부터도 미국과 대한민국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의 준비태세와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본보는 '주한미군의 대만 파병 가능성'에 대해 문의했다.
주한미군은 또 본보 기사에 대해 "가정적인 상황에 대한 미군의 임무와 작전을 추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바꿔 말하면 중국의 대만 침공이 가상이 아닌 현실화할 경우 주한미군 파병을 놓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미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될 만한 대목이다.
이와 관련,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4월 18일(현지시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주한미군사의 목표를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 안정 △유엔사 강화 △한미연합방위태세 강화 △한미연합사령부 예하 조직이자 미 인도태평양 예하 준통합사령부로서 주한미군의 역량 지원 등으로 꼽았다.
대만해협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인접한 곳에 위치한 주한미군을 사태 초기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미 백악관과 국방부 인사들은 전 세계 미군 재배치와 관련해 '전략적 유연성'에 따른 신속한 전개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지난해 "주한미군 소속 병력을 포함해 어떤 병력을 활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라며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파병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의회 산하 싱크탱크인 의회조사국(CRS)은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주한미군을 포함한 지상군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는데, 이 역시 주한미군 역할 확대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국방계획지침(DPS)을 작성한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군사전략 부차관보도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군사적으로 중국의 도발을 격퇴하면 북한도 억제할 수 있지만, 반대로 북한을 억제한다고 해서 중국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는 본보 기사에 대해 "미 측과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 파병 문제를 협의한 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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