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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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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차 배우 정우성의 감독 데뷔…김남길 "그도 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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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봉 액션 영화 '보호자'

30년차 배우 정우성 감독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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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봉하는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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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차 배우 정우성(50)이 감독 데뷔했다. 15일 개봉하는 ‘보호자’는 2000년 그룹 G.O.D의 뮤직비디오로 연출에 도전했던 그가 ‘킬러 앞에, 노인’(2014) 등 단편영화‧광고를 연출한 지 23년 만에 내놓는 첫 장편 감독작. 출연 제안받은 작품의 감독까지 맡게 됐다.



"한국영화 도전의식 상실…나다운 연출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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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배우 정우성은 자신의 감독 데뷔작 '보호자'를 ″느와르가 아닌 감성 액션 블랙코미디″라 소개했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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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연출 준비를 해오던 중 ‘보호자’가 타이밍이 맞았다”면서 기존 한국영화에 대한 “반항심”을 연출 계기로 밝혔다.

“왜 이렇게 많은 한국영화가 레퍼런스(비슷한 작품 선례)를 다시 촬영해 붙여놓은 듯한 영화를 내놓고 ‘상업적’이란 수식어를 붙이는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식이 어느 순간 왜 상실된 느낌인지 영화인으로서 고민했다”는 그는 “흔히 재생산되는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를 연출하며 감독으로서 저의 관점, 태도를 관철하는 것도 새로운 도전이었다”면서 “연출부에 처음 감독으로서 내린 지시가 ‘레퍼런스 모으지 말라’였다. ‘정우성스러운 연출’을 찾아갔다. ‘보호자’에 대해 질책한다면 그것 역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주인공 수혁은 10년 만에 출소해 딸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처음으로 ‘평범하고 좋은 아빠’를 꿈꾼다. 과거 몸담았던 폭력조직 세력의 살해위협 속에 ‘평범함’의 결핍을 채우려 발버둥 친다. 배우로서 “익명성이 상실된 사람에게 ‘평범한 삶’은 큰 결핍”이라 말한 정우성을 거울처럼 비춘다.



"결핍이 낳은 파장…소통 안 되는 이들의 블랙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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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봉하는 '보호자'에서김남길(사진), 김준한 등이 수혁을 쫓는 극단적인 캐릭터의 악인으로 호흡 맞췄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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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는 액션 누아르 장르의 전형적인 줄거리를 쫓는다. 진중한 주인공과 극단적으로 과장된 악당 간의 불협화음이 어느 순간 장르 자체의 풍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전날 언론 시사 후 간담회에서 “처음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단 한 번도 누아르라 생각지 않았다. 각 인물의 결핍에서 오는 의도치 않은 행위의 파장이 계속되는 이야기. 서로 소통되지 않는 캐릭터들의 블랙코미디”라 소개한 그는 열등감에 찬 조직 후배 성준(김준한), ‘세탁기’라 불리는 청부살해업자 우진(김남길)‧진아(박유나) 등을 “자신들의 폭력 결과가 어떤 아픔으로 전달될지 모르는 미성숙한 인간들이고 귀엽게 보였다”고 했다. “캐릭터들이 가진 결핍에 계속 색을 입혀나가다 보니 지금의 캐릭터가 됐다. 나약함이 들킬까 봐 사건을 키우는 성준 등이 피식피식 실소를 자아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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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촬영 현장에서 배우 김준한(맨왼쪽부터)에게 정우성 감독이 총격 액션의 시범을 보이고 있다. 정우성은 액션에 노련한 배우로서 머릿속 장면을 행위로 옮길 수 있었던 걸 배우 출신 감독의 장점으로 들었다. 사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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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앞뒤를 오가는 일이 체력적으로 힘겨워 “(배우로서) 촬영 분량이 없는 날은 현장에서 날아다니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액션 베테랑이다. 수혁이 손에 든 칼을 어둠 속에 휘두를 때 플래시처럼 빛을 반사하는 과거 회상신 등 액션이 오히려 쉬웠다고 한다. “머릿속 아이디어를 바로 행위로 옮겨 진행하니까 속도가 빨랐다”며 “배우들과 소통 방식이 명확한 것”도 배우 출신 감독의 장점인 것 같다고 했다.



"머릿속 액션 바로 연출…배우 출신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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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등 배우로서 진지한 이미지와 다른 정우성의 결을 내비친 작품이다. 정우성은 “제가 진지한 면이 있지만 웃음도 중요하다. 즐기지 않고 일로만 느꼈다면 이 일을 지속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가까운 동료들은 저의 실없음, 시답잖은 농담을 많이 봤다. ‘런닝맨’ ‘SNL’ 등 예능 출연도 영화 홍보는 핑계고 다른 모습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기회의 하나로 즐겼다”고 했다. “특히 SNL은 또 나가고 싶다. 개그맨들의 고단함, 웃음 연기의 어려움, 그들의 고민에 대해 평소 존경의 마음까지 갖고 있다”고 했다.

배우로서 “단 한 번도 이전 작품의 캐릭터가 주는 영광, 잔상을 이어가거나 간직하려 한 적 없다”는 그는 “연출할 때도 새로운 대본, 시나리오가 주는 영감에 맞는 것을 찾아가고 싶다”고 했다. ‘보호자’는 15일 광복절 유해진 주연 코미디 ‘달짝지근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와 맞붙는다. ‘보호자’ 주연 배우로, 평소 가깝게 지낸 김남길은 영화제 등 이번 영화의 공개 장소에서 “정우성도 떠는구나, 처음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우성은 “‘보호자’는 전형적인 선택을 한 영화가 아니다"라며 “저의 새로운 선택이 관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으로 다가갈지 떨림이 있다. 더 많은 관객이 선택하길 바란다”고 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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