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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연합뉴스 '특파원 시선'

[특파원 시선] 어린이집 자리가 모든 아이의 권리인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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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에 거주하는 모든 1∼3세 아이는 법적으로 어린이집 자리에 대한 권리가 있다.

독일 정부는 2013년 8월 1일 여성들의 빠른 직장 복귀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사회보장법(SGB) 8권 24항에 1∼3세 아이에 주간돌봄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명시했다.

일과 가정을 양립에 대한 해답 차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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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어린이집 아이들
[dpa via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들은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에 아이들에 대한 돌봄은 사회적으로 특별히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장기간 휴직하면 대체로 경력을 희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모든 아이에게 어린이집 자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해당 어린이집이 집에서 25분 거리 안에 있고, 적어도 주 20시간 돌봄이 가능해야 한다는 게 전제조건이다. 아무 데나 다른 곳의 어린이집 자리를 고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집 자리를 구하다가 거절당하는 경우 관할 행정법원에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 어린이집 자리가 없어 아이를 보느라 줄어든 소득, 베이비시터를 구한 비용 등이 배상 대상이다.

만약 국공립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길 자리가 없는 경우, 추가 비용을 들여 민간 대안 시설을 찾는 경우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비용 보전을 요청하고, 보전이 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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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자리를 찾을 가망이 없다"고 항의시위하는 임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독일 베르텔만 재단의 추산에 따르면 어린이집 자리가 모든 아이의 권리가 된 지 10주년을 맞은 올해 독일에 부족한 어린이집 자리는 전국적으로 38만4천개에 달한다.

부모의 돌봄 수요에 부응하려면 구서독지역에는 9만3천700명, 구동독지역에는 4천900명의 돌봄인력이 추가로 채용돼야 한다.

모든 아이에게 어린이집 자리에 대한 권리를 부여한 뒤 정부가 돌봄을 제공하는 아이의 숫자는 뚜렷하게 늘어났다.

독일 도시협의회에 따르면 3세 이하 어린이중 어린이집에서 돌봄을 받는 어린이 숫자는 어린이집 자리가 권리가 되기 전인 2013년 6월 59만6천3000명에서 지난해 3월 1일 83만8천700명까지 늘어났다.

독일에서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어린이집 자리가 아이의 권리가 된 2013년 1.42명에서 2014년 1.48명, 2015년 1.50명, 2016년 1.59명 등으로 뚜렷하게 늘어났고, 2021년에도 1.58명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46명으로 다시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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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앞두고, 즐거운 아이들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어린이날을 사흘 앞둔 2일 부산 남구 파크 푸르지오 아이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비눗방울 놀이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2023.5.2 kangdcc@yna.co.kr


그럼에도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0.78명에 비하면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16년간 약 280조원의 저출생 대응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합계출산율은 10년전인 2013년 1.19명에서 아래로 곤두박질 쳤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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