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탄성 감소·맥압 증가 탓
콩팥 혈관에 부정적인 영향 줘
관상동맥 석회화 정도가 심할수록 만성 콩팥병의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동맥혈관이다. 관상동맥의 혈관 벽 내부에 콜레스테롤과 이물질이 쌓이면 혈관이 좁아지는 동맥경화가 진행된다. 그러면 칼슘이 침착돼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 관상동맥 석회화 현상이 발생한다. 관상동맥 석회화로 혈관이 좁아지면 심근경색증, 협심증을 유발해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도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동맥이 완전히 막히면 막힌 동맥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는 신체 부위에 괴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만성 콩팥병은 여러 가지 원인 질환으로 콩팥의 기능이 떨어져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지 못하고 수분과 전해질 조절이 적절하게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콩팥에 있는 사구체가 혈액을 걸러내는 정도인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지고 소변에서 단백질이 검출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유병률이 동반 증가하는 추세다. 만성 콩팥병은 초기부터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을 높이고, 말기 단계에선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 등의 중증 치료가 필요해 각별히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강정규 교수, 데이터관리센터(류승호·장유수 교수, 김예진 연구원) 연구팀은 2010~2018년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11만여 명을 4.2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 대상자를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에 따라 ▶0점 ▶1~100점 ▶101~300점 ▶300점 초과로 나눠 분석한 결과, 관상동맥 석회화 점수가 0점인 그룹보다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도가 1~100점 그룹은 15%, 101~300점 그룹은 37%, 300점 초과 그룹은 71% 증가했다. 즉 석회화 점수가 높을수록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도가 순차적으로 증가했다. 만성 콩팥병을 정의하는 두 가지 기준인 사구체 여과율 감소와 단백뇨 발생으로 각각 나눠 분석했을 때도 석회화 정도에 따라 만성 콩팥병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강정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관상동맥 석회화가 있을 때 흔히 동반되는 전신 혈관의 탄성도 감소, 맥압 증가 등이 콩팥 혈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다”며 “콩팥 질환이 심혈관 질환과 여러 위험 인자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상동맥 석회화가 관찰되는 경우 우선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조절해야 하며, 만성 콩팥 질환으로 진행하진 않는지 지속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 신장협회 공식 학술지인 ‘Nephrology Dialysis Transplantation’에 게재됐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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