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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증시 자금 넘치는데 장외시장 거래량·거래대금은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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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C 시가총액 17조원대로 내려앉아

일평균 거래대금도 20억원 이하로 추락

대어 IPO 부재, 테마주에 투자 쏠림 등 원인

국내 비상장 주식시장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올해 들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국내 증시에 자금이 넘쳐나고 있지만 테마주 열풍 탓에 극단적인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비상장 주식은 더욱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투자자의 거래가 많은 비상장 주식시장의 특성도 '독'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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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들어 제도권 비상장 주식시장인 K-OTC(한국장외주식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올해 최저치 수준으로 추락했다. K-OTC는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설·운영하는 국내 유일한 제도권 장외시장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됐다. 자기자본 및 감사의견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중소기업을 포함한 비상장 법인들이 유가증권·코스닥 입성을 위한 시장으로도 활용된다.

집계 가능한 가장 최신 기준일인 8월11일 거래량은 46만1318주, 거래대금은 16억8591만8305원으로 집계됐다. 8월 하루 평균 거래량은 58만2961주, 거래대금은 19억547만2419원이다.

올해 1월 하루평균 거래량은 87만7902주에 달했다. 이후 꾸준히 증가해 4월에 하루 평균 거래량은 107만1979주를 기록했다. 5월에는 95만416주, 6월에는 89만3394주로 비교적 양호했지만 7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거래자금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2월에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73억원까지 치솟았고 이후에도 30억원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그러나 이달에는 20억원 이하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11월(24억1555만원) 이후 9개월 만이다.

국내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풍부하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연일 치솟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8월 들어 국내 증시의 투자자예탁금은 57조원에 달했다. 50조원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주식 거래대금도 8월1일 30조원에 달했고, 계속 20조원을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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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와 초전도체 등 테마주 열풍이 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하면서 비상장 주식이 소외받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K-OTC의 시가총액도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초 46조원이 넘었던 시가총액은 현재 17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비상장 주식의 투자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 소외 요인이라고 봤다. 기업공개(IPO) 시기 등이 불투명해 중장기적으로 기다려야 하는 게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간에 큰 수익을 노릴 수 있는 테마주의 큰 변동성을 좇고 있다.

더불어 IPO 시장이 중소형주 활약으로 온기를 되찾고 있지만 조(兆)단위 '대어(大漁)'급 IPO 부재로 비상장 주식의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가 투자할 만한 대어급·중견기업의 IPO 추진이 재개될 시점에 관심이 크다"며 "다만 아직은 증시 불안 우려와 여유 자금 조달 등을 이유로 관망하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그간 자취를 감췄던 조단위 대어급 IPO가 등장해 흥행몰이를 하면 K-OTC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할 것"이라면서 "다만 짧은 시간 안에 고수익을 노리는 흐름이 강해 예전만큼의 시장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일단 테마주 쏠림현상이 완화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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