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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북 신문, 6년만에 '판문점 도끼만행' 언급…"미제 도발"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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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청년들 대학에서 입대로 지망 바꿔"…반미 적대감 고취하며 결속 도모

연합뉴스

도끼만행 사건 사흘 뒤인 1976년 8월 21일 한미가 미루나무를 자르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북한은 판문점 도끼 만행 47주년이 되는 18일 당시 사건이 미국의 도발 때문이었다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며 주민들의 위기의식을 고조시키고 결속을 강조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47년 전 8월 18일, 그날을 되새기며' 제목 기사에서 "미제가 판문점 사건을 일으킨 1976년 8월 18일은 수호자들에게는 승리의 통쾌감, 도발자들에게는 수치와 오욕을 남긴 날"이라고 썼다.

신문은 "판문점 사건은 미제가 힘의 우위로 우리 인민을 놀라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도발한 것"이라며 "우리를 건드리려는 원수들은 47년 전 제가 던진 도끼에 제가 찍힌 도발자의 운명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을러댔다.

신문이 판문점 도끼 만행을 거론하기는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북한은 사건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주장을 꾸준히 해왔지만, 북미관계가 호전되자 중단했다가 최근 긴장 고조에 따라 공세적 허위 보도를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대외선전매체들도 2017년 이후 이 사건을 다루지 않다가 지난해 다시 보도했고 올해도 이어졌다.

이는 미국을 향한 적개심을 강조함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결속 강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도끼 만행 사건 발생 후 "수많은 청년이 혁명의 총대를 틀어잡았다"며 "당시 한 붉은청년근위대원은 대학으로 했던 자기의 제1지망을 조선인민군 입대로 바꿨다"고 전했다.

또 "그들은 자기들의 군사 복무 시절을 추억할 때마다 만일 그때 미제가 전쟁을 일으켰다면 총을 억세게 틀어쥐고 용감히 싸웠을 것이라고 후대들에 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47년 전 도끼 만행으로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자 주민의 입대를 독려했던 것과 유사하게 북한이 '전쟁 준비'를 강조하며 한미와 각을 세우는 지금도 주민들이 위기감을 느껴 당과 정권에 충성하게끔 하려는 의도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판문점 도끼 만행은 1976년 8월 18일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두고 남북이 갈등을 빚던 중 미 2사단 아서 보니파스 대위와 마크 버렛 중위가 북한 군인 30명에게 도끼로 살해당한 사건이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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