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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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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카 변이' 女 난소암만 위험? 남자가 보유 땐 2가지 치명타 [건강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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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15~20%에 유전자 돌연변이

가족도 50% 확률로 가능성 있어

고위험군, 1년 두 번 초음파검사를

중앙일보

난소암은 여전히 치명적인 여성암이다. 환자의 80%가량은 3~4기에 질환을 알게 된다. 5년 생존율이 30%에 그치는 시기다. 조기 진단에 효과적인 검사법과 초기 증상이 없는 데다 재발이 많아서다. 척박한 난소암 치료 환경에 변화를 가져오는 무기는 유전자 검사다.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권병수 교수는 “난소암 환자의 15~20%는 태어날 때부터 부모에게 받은 브라카(BRCA·Breast Cancer Susceptibility) 유전자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유전성 난소암 발생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부모·자녀·형제자매에게도 BRCA 가족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BRCA 유전자는 세포 내 DNA 오류를 교정해 암 발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소암 환자가 BRCA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으면 50% 확률로 형제자매에게서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자녀에게도 50% 확률로 유전된다. 권 교수는 “유전성 난소암이면 환자 본인만 알고 있지 말고 자녀뿐 아니라 친척에게도 적극적으로 알려 BRCA 유전자 검사를 받아보도록 해야 한다”며 “유전성 암이란 개념이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라 아직은 가족 검사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BRCA 가족 검사 대상에 해당하면 2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 권 교수는 “최근 한 환자의 사례를 보면 BRCA 가족 검사를 받은 6명의 자매 중 5명에게서 변이가 확인됐고, 남자 조카 1명에게서도 변이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남성은 전립샘암·췌장암 위험↑



BRCA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난소암 발생 확률은 최대 40%, 유방암은 80%로 높아진다. 권 교수는 “BRCA 돌연변이가 있는 남성의 경우, 전립샘암과 남성 유방암 위험이 커지고 췌장암·대장암 위험도가 올라가므로 예방과 조기 진단을 관리할 수 있다. 또 남성 본인은 난소암 위험이 없지만 BRCA 변이는 성별 관계없이 50% 확률로 자녀에게 유전된다”고 설명했다.

BRCA 변이가 확인된 난소암 고위험군에는 예방적 난소난관절제술이 권고된다. 가족계획을 완료했으면 위험도가 좀 더 높은 BRCA1 돌연변이 보인자는 35~40세에, BRCA2 돌연변이 보인자는 40~45세에 수술을 권한다. 난소암 발병률을 약 97% 낮춘다. 권 교수는 “난소난관의 예방적 절제술은 빨리 하면 할수록 좋지만, 35~45세로 수술 연령을 정한 기준은 조기 폐경으로 인한 고지혈증·골다공증·심혈관 질환의 위험성과 난소암 위험 감소의 이익 등을 고려해 정해진 것이다. 60·70대여도 BRCA 돌연변이가 확인됐으면 예방적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35~45세에 예방적 절제 권고



BRCA 돌연변이 보인자로 확인된 난소암 고위험군은 30세 정도부터 1년에 2회 부인과 초음파검사와 난소암 종양표지(CA125) 혈액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권 교수는 “난소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운 데다 초기여도 6개월 만에 갑자기 3기로 발견될 만큼 진행이 빠르다. 초음파를 자주 보는 것이 난소암 초기 진단에 효과적인지에 관한 논의가 있었는데 여러 임상시험에서 도움된다는 것으로 결론났다”고 말했다. 난소는 복강 안쪽 깊은 곳에 있다. 암 초기일 땐 별 증상을 못 느낀다. 복부 팽만, 소화불량, 잦은 소변과 변비는 3기 이상의 진행성 암일 때 나타난다.

난소암은 3기 이상이어도 수술(종양 감축술)로 관해(암이 검출되지 않는 상태)에 도달하는 환자가 70% 이상이다. 문제는 재발이다. 권 교수는 “눈에 보이는 종양을 꼼꼼히 제거한 후 전신 항암 치료를 하면 완치는 가능하다. 하지만 관해 환자의 70~80%가 다시 재발하고, 추가적인 항암 치료를 받다 결국 항암 저항성으로 사망한다”고 말했다.

유전성 난소암으로 진단되면 3기여도 좀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권 교수는 “BRCA 변이 난소암 환자에게는 1차 수술과 항암 이후 유지요법으로 최근 개발된 PARP 억제제 표적 치료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면 재발률을 약 50%까지 낮출 수 있음이 입증됐다. 현재 BRCA 변이 환자를 넘어 더 많은 환자에게 확장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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