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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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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상징' 은마, 20년 만 조합설립 초읽기…집값 V자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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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총회 개최

각종 우여곡절 끝에 추진위 승인 후 20년 만

연내 조합설립승인되면 재건축 본궤도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가 조합장을 선출하고 조합설립 초읽기에 들어갔다.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진 지 20년 만이다. 은마 아파트는 소유주 간 거듭된 반목, 집값 상승을 우려한 철벽 규제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오랫동안 '재건축 후보지'에 머물렀다. 그런 은마 아파트의 조합설립이 예상되자 부동산 침체기 급락했던 집값도 V자 반등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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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의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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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 아파트는 지난 19일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조합설립총회를 개최했다. 1998년 재건축을 추진하기 시작해 2003년 12월31일 추진위원회가 승인된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초대 조합장으로는 최정희 현 재건축 추진위원장이 선출됐다. 조합장 후보로 최 추진위원장과 이재성 은마 소유자 협의회 대표가 나와 경쟁했다. 전체 조합원 4278명 중 365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최 추진위원장은 이 중 2702표(76.3%)를 받았다.

최정희 초대 조합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1999년부터 재건축을 준비했지만 24년간 막대한 매몰 비용이 발생했고 기회비용을 상실했다”며 2년 내 이주 시작을 공약했다. 이외에 분담금을 낮추고 31평형을 신설하겠다고도 했다.

추진위는 올해 안으로 강남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마 아파트는 2010년 안전진단 문턱을 넘었지만, 정비계획 심의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집값 상승에 따른 정부와 서울시의 집중 견제를 받으며, '사교육 1번지 재건축 최대어'로서 이름값을 톡톡히 치른 셈이다. 소유자 간 지속되는 갈등 역시 재건축을 가로막는 요소였다.
멈춰 있던 은마 아파트 재건축은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각종 정비사업 규제가 완화되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최고 35층 설계안으로 서울시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한 상태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은마 아파트는 기존 14층, 28개동, 4424가구에서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 33개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로 신축된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771가구며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가 목표다. 단 이 정비계획안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지난 1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35층 룰'을 폐지한 만큼 기존 35층 정비계획안을 49층으로 높이고 가구수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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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민간투자사업 은마아파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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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높은 조합원 추가분담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단지 관통 여부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층수가 상향되면 추가분담금 문제도 다소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마 아파트는 상징성은 크지만 용적률이 204%로 높아 사업성이 뛰어나지는 않다. 현재 계획안에서는 조합원 추가분담금이 3억~7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은마 아파트 재건축이 가시화하면서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은마 아파트는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강남구에서 가장 많은 82건이 거래됐다. 동시에 가격도 V자 반등하고 있다. 전용 84㎡의 경우 2021년 11월 최고가 28억2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부동산 침체 여파로 지난해 10월 21억원까지 떨어졌는데, 최근 26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며 빠르게 회복했다. 대치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은마 재건축 조합설립이 임박하면서, 집값이 은마보다 늘 높았던 (인근 재건축 단지) 미도를 넘어설 기세"라면서 "로열동 올수리 물건은 28억원대에 나와 있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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