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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국회의원에게 미리 2억원 돌려줘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우리·신한은행 라임펀드 책임자 해임 촉구 기자회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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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르면 라임은 대규모 환매 중단 선언(2019년 10월) 직전인 2019년 8월~9월 A중앙회(200억원)와 상장회사 B(50억원), 다선 국회의원(2억원) 등 유력인사가 포함된 일부 투자자에게 환매를 해줬다. 금감원은 이것을 특혜성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돈을 돌려받은 당사자로 지목된 4선의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거래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나의 자산을 맡기고 수천만원 상당의 손해를 보았을뿐 특혜 환매를 한 바 없다”면서 “미래에셋증권은 라임마티니4호 등에 투자한 모든 고객에게 시장 상황에 따라 환매를 권유하였고, 나를 포함한 전 고객이 환매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미래에셋증권 측도 “해당 상품에 투자한 고객은 10여명으로, 환매 시점은 2019년 9월로 이들에게 고객 보호차원에서 환매를 권유했다”며 “이들이 이를 받아들여 일괄 전환해서 환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김경진 기자 |
당시 라임은 대규모 투자 손실을 봐 고객이 펀드 해지를 요청해도 돌려줄 돈이 없었다. 이 때문에 다른 라임 펀드 자금 125억원과 자신의 고유자금 4억5000만원을 환매를 위해 투입했다. 유력인사 손실을 막기 위해 다른 투자금과 회삿돈을 불법적으로 쓴 것이다.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일반 투자자들이 입은 손실은 약 1조원에 달한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펀드에서) 먼저 엑시트(빠져나가는 것) 하는 것과 관련해 임직원 선(先)인출이 있는지 들여다보다가 유력 인사 케이스가 나왔다”면서 “직무 관련 정보를 이용했다면 운용사 직원의 법 위반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올해 5월부터 위법행위에 대해 수사기관에 수차례 통보했다고 밝혔다.
차준홍 기자 |
펀드 돌려막기는 디스커버리 펀드에서도 일어났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생 장하원 대표가 운용하고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판매를 주도해 화제를 모았다. 장 대표는 부실 가능성을 알고도 펀드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선 무죄를 받았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은 2019년 2월 자신들이 투자한 해외 특수목적법인(SPC) C의 자금이 부족하자, 또 다른 해외 SPC D가 C의 후순위채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줬다. 이 돈으로 3개 펀드의 2029만 달러(약 272억원)를 상환했다. 이 과정에서 D는 신규 펀드 자금 344만 달러를 추가 모집했다. 결국 D는 C에게 원리금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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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처서 수천억 횡령…“용처 수사해야”
펀드 자금 관리도 엉망이었다. 라임이 투자한 1억 달러(약 1339억원) 규모의 캄보디아 개발사업의 투자금과 각종 회사에 들어간 펀드 자금은 회사 대표와 임원들이 횡령해 다른 목적으로 썼다. 금감원이 새로 확인한 횡령 금액만 약 2000억원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투자한 SPC의 대표도 펀드 자금 15억원을 임의 인출하고 이 중 12억원은 변호사 계좌로 입금하는 등 개인적으로 썼다. 또 시행사 지분의 취득 자금(43억3000만원)을 대납해 준 정황도 확인했다.
문제는 이들이 왜 투자금을 마음대로 빼돌렸고,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다. 함 부원장은 “우리가 의심하는 건 (횡령한) 각사 대표와 라임 간의 관계성(사적 관계)이 보인다는 것”이라고 했다. 라임과의 공모 등을 통해 자금이 빼돌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정치권 로비자금 등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제 라임 사태를 주도한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은 환매 중단과 관련 수사를 막기 위해 전방위 로비에 나서 문제가 됐었다. 민주당 기동민·이수진(비례대표) 의원과 김영춘 전 의원은 김 회장에게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함 부원장은 “횡령 관련 자금이 정상적이지 않은 다른 곳으로 흘러간 것 같다고 검찰에 통보했다”며 “(투자금이) 세탁돼서 어디까지 갔냐고 하면, 그건 (검찰) 수사의 영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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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자녀 취업 대가, 1000억 투자한 공공기관
김경진 기자 |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기금을 유치하기 위해 해당 기금운용장에게 1000만원을 주고, 자녀 취업까지 알선했다. 또 해당 대표는 투자제안서와 다르게 위험성이 높은 사모사채에 투자하도록 임원에게 지시하고, 이 과정에서 해당 임원에게 1억원을 주는 등 공모한 정황이 나왔다.
차준홍 기자 |
부실 자산에 투자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직원도 있었다. 디스커버리 펀드 자금이 투자된 해외 SPC의 직원은 현재 법정관리에 들어간 미국 운용사 펀드가 보유한 부실 자산을 액면가(5500만 달러) 그대로 매입하고, 42만 달러(약 6억원)를 받았다. 또 해당 직원은 자신 관리하던 또 다른 해외 SPC 자금 63만 달러(약 8억원)도 본인 회사로 입금해 썼다. 또 디스커버리운용의 임직원 4명은 부동산 대출펀드 운용 과정에서 알게 된 부동산개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약 4600만원의 이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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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자금 확인해 회수”
금감원은 추가 검사 과정에서 해당 펀드의 미공개 자금을 발견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라임 펀드는 투자처가 보유한 제3자 대여금 5건(191억원)을 확인했고, 옵티머스 펀드도 자금이 SPC를 통해 특정 부동산개발 회사에 투자(감정평가액 27억1000만원)된 사실이 발견됐다. 금감원은 이들 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김남준·김정재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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