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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라임·옵티머스 사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운용서 펀드 돌려막기·펀드자금 횡령 추가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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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구체적 사실관계 조사 후 분쟁조정 적극 유도"

세계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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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펀드 수익자를 위한 펀드 돌려막기 구조.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당국이 라임자산운용 등 투자자에게 큰 피해를 입힌 자산운용사 3곳에 대해 추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펀드 돌려막기’ 등 새로운 위법혐의가 드러났다. 펀드 자금 황령은 물론, 피투자기업에서 횡령이나 배임 혐의 등 다수의 부정한 자금 유용 사례도 발견됐다.

금융감독원은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에 대한 추가검사를 실시하고 기존 검사 결과와 관련사건 법원판결 내용 등을 기초로 이 같은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우선 라임자산운용은 2019년 8~9월 중 4개 라임 펀드에서 투자자산 부실, 유동성 부족 등으로 환매 대응 자금이 부족해지자 다른 펀드 자금 125억원과 운용사 고유자금 4억5000만원을 이용해 일부 투자자들에게 특혜성 환매를 실행했다. 대규모 환매 중단을 선언하기 불과 한 달 전 특정 펀드 수익자를 위한 펀드 돌려막기를 저지르며 펀드 투자자의 손실을 다른 펀드 투자자에게 떠넘긴 것이다. 다선(多選) 국회의원에게 2억원을 환매해주기도 했다.

라임이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사모사채 등을 투자한 5개 회사에선 2000억원의 횡령 혐의도 적발됐다. 한 예로 라임펀드는 상장사인 A사와 캄보디아 개발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현지 리조트에 공동 투자액 1억달러에 대해 A사의 이사 B씨가 조세피난처 법인 등에 이체해 횡령한 정황이 확인됐다.

옵티머스자산운용에선 투자와 관련한 금품 수수 사례가 적발됐다. 공공기관 C의 기금운용본부장인 D씨는 2017년 7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전체 기금의 약 37%에 달하는 총 106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했다. 이를 빌미로 옵티머스자산운용 부문 대표인 E씨로부터 1000만원을 받고, D씨의 자녀는 E가 회장으로 재직하던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았다.

전직 임원의 부정거래 공모 사례도 드러났다. 옵티머스 임원이 펀드 자금을 투자제안서와 달리 매출채권 매입이 아닌 비상장사 사모사채에 투자하도록 운용지시를 하면서 부문대표로부터 1억원을 수수하는 등 부정거래 행위에 공모한 정황도 추가로 발견됐다. 옵티머스 펀드자금이 투자된 특수목적법인(SPC)의 대표이사 F는 2018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해당 SPC가 보관 중이던 펀드자금 등 15억원을 임의로 인출하기도 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서도 새로운 위법행위가 속속 드러났다. 연계거래 방식의 펀드 돌려막기가 대표적이다. 디스커버리는 해외 SPC ‘갑’의 자금 부족으로 원리금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SPC ‘을’에 투자된 신규펀드 자금을 이용해 SPC ‘갑’의 만기도래 펀드를 상환했다. 이 과정에서 SPC ‘을’은 해당 후순위채권의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이 밖에 디스커버리에선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적이익 취득, 펀드 자금 횡령 사례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분쟁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운용사의 위법행위 등 새로운 사실관계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해당 펀드에 대해 분쟁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등 판매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 민원인의 펀드 가입 당시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 조사 등 추가적인 확인을 거쳐 분쟁조정을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디스커버리 SPC ‘갑’의 투자 펀드의 경우, 부실자산을 매입하고 돌려막기를 하는 상황에서 투자자가 정상적인 상환이 되는 것처럼 설명을 듣고 투자했다면 운용사 또는 판매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논리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자산운용산업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각종 불법행위를 엄단해 자본시장의 투명성 제고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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