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6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20년차 부동산 전문가가 말하는 '적당한 집값'이란[아팟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신지은 : 여기는 경제핫스팟! 부동산 전문가 박은정 감정평가사님 모셨습니다.

Q 찐반인가? 가짜 반등인가?





신지은 :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지금 반등이다 vs 아니다, 집값이 이제 오른다 vs 아니다 이렇게 굉장히 찬반양론이 나뉘더라고요. 감사님이 보시기에 시장 상황이 어떨 것 같습니까?

박은정 : 일단은 부동산은 자산의 특성상 굉장히 이게 무거운 자산입니다. 우리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쏠려 있고, 또 일반적인 분들이 갖고 있는 부동산이라 함은 보통 주택이기 때문에 자기 자산의 대부분을 쏟아붓기도 합니다. 여기에 또 미래의 소득에 대한 것과 맞바꾸는 형태, 즉 대출을 많이 활용해서 이 자산을 구매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한 번 선택할 때도 그렇고 오랜 기간 가져가는 좀 무거운 자산이라는 특성이 있어요.

또 세금 문제도 있다 보니까 주식처럼 바로바로 얼마가 올랐다고 해서 바로 팔 수 있고 얼마가 떨어졌다고 해서 바로 손절할 수 있고 사실 이런 물건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시간적인 텀을 조금 더 길게 볼 필요가 있는 상품이라는 생각을 해야합니다.

(집값이)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수 억씩 떨어진다라는 이야기가 많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오른다는 쪽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크게 동요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 합니다.

일단 한 5년 정도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장기간 올랐잖아요. 그전에 거의 10년 정도로 보고 최근 5년 간의 상승폭이 굉장히 큰 형태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가 올 초부터 이제 가격이 조정되는 모습이 나타났었는데 최근 들어서 다시 거래가 좀 살아나고 가격이 오른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거래의 형태를 보면 (부동산은 가격 측정에 있어서) 굉장히 개별적인 물건이기 때문에 올라간 가격에 팔릴 수도 있고 그것보다 몇 억 빠진 금액에도 팔릴 수 있고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는데, 그 가격을 받쳐줄 수 있는 거래량이 유지가 되느냐를 보고서 이게 진짜 반등이다, 이게 진짜 하락이다 이런 걸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상은 올해 들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 기준으로 3,000건 대의 모습을 보인 게 이제 세 달 정도 됐습니다. 이전까지는 1000건도 안 되는 거래량을 보였거든요. 기존에 거래량에 비해서 3,000건 정도로 올라왔고 판단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양 자체가 평균적인 수준에 비해서는 여전히 적은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작년 말부터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기 시작한 이유가 거래가 급감 하면서 호가도 내려오고, 실제로 거래되는 양은 낮지만 체결될 때마다 가격이 내려가면서 금액이 많이 빠지는 형태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올해 1.3대책을 발표한 이후, 즉 대출의 규제를 완화해 주고 부동산에 관한 규제들을 다 풀어주면서 정책적으로 예전과 금리 상황이 유사하게 돈을 빌려줄 테니 ‘제발 사라’ 이런 정책을 하다 보니까 그 정책의 효과로 거래량이 늘어난 상태거든요. 그러니까 인위적인 부양을 통해서 늘어난 거래량이 평균적인 수준의 거래량보다는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 즉 이게 정말 반등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치냐에 대해서는 굉장히 회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거죠. 영끌이 한창이던 2020년, 2021년도에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을 때가 한 달에 1만5,000건, 1만6,000건이었습니다. 가격의 변동이 거의 없었던 2013년, 2014년 시기 때만 해도 5,000~7,000건 정도의 거래량을 보였던 게 일반적인 시장이었거든요.

신지은 : 지금 그때보다는 훨씬 현저하게 줄어든 거네요?

박은정 : 그렇죠. 예전에 거래가 사라졌다고 얘기했을 때의 수준보다 조금 높은 상태의 거래량이기 때문에 이것만 가지고 과연 여력이 있느냐 앞으로 계속 다시 반등할 수 있느냐를 판단하기에는 회의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신지은 : 그럼 거래량을 봤을 때 한 10년 전부터 추세로 봤던 그런 거래량을 아직은 따라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고 보시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그런 관점에서는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집값은 아직도 조금 하락 여지가 남아 있는 건지, 이 부분은 또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박은정 : 사람들은 자고 일어나면 5천만 원이 올랐다, 1억이 올랐다 이런 집값에 대해서 본인이 갖고 있는 집이라면 당연히 이제 내 자산이 1억이 늘었다, 2억이 늘었다 이렇게 판단을 하세요. 그런데 사실은 거래가 뒷받침 되지 않는 상태에서 나온 최고가에 기초해서 자신의 자산 가격을 그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치로 내려오는 데까지 사람마다 생각하는 폭이 다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점 대비,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 합니다.

신지은 : 그러면 혹시 이게 진짜 반등인지 가짜 반등인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거래량 말고 또 있을까요?

박은정 : 결국은 집이라는 상품을 누가 소비를 할 것인가 나 다음에 누가 사줄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너무나 명확한 답이 나와 있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그 표준적인 형태의 집이 바로 아파트잖아요. 그 아파트와 그 아파트가 위치한 지역, 입지 이런 것들에 따라서 그 소득 수준에 맞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살게 되는 상품이 바로 아파트이고, 결국은 우리나라에서 거주하고 우리나라를 생활 기반으로 하는 사람들이 수요하는 상품이 바로 아파트거든요.

그러면 내가 산 가격보다 훨씬 더 비싼 값에 누군가 사주려면 앞으로 시간이 지난 후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소득이 많이 늘어나서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이라던가 아니면 그 사람이 자기의 신용을 바탕으로 한 대출을 더 많이 당겨 와서 내가 산 가격보다 훨씬 더 비싼 값에 사줄 수 있는 구조가 돼야 집값이 올라가겠죠. 평균적인 소득 수치 5~6천만 원인 사람이 서울 아파트의 평균 가격인 12억 집을 소비해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거품이 끼어 있는 수치를 보고 있는 건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영끌 열풍이 불었던 시기에 기존의 가격보다 2~3배 오른 가격에 들어오신 분들이 많은데, 전체적인 아파트 물량을 놓고 보면 영끌 물량은 (분양 물량 빼고) 일반적인 기준의 회전율로 봤을 때 10% 내외 밖에 안 돼요. 그러면 나머지 90%는 과거에 굉장히 낮은 가격으로 이미 구매해서 보유하고 그 대출을 감당하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최근에 영끌해서 들어온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은 것이지 이미 내집을 갖고 있었던 90%가 그만큼의 기대치를 갖고 있는 게 아니고 이런 분들은 그럼 집값이 조정이 됐을 때 당연히 감당할 수 있는 룸 자체가 크기 때문에 더 싸게, 영끌했던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을 수 있는 거죠.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Q 적당한, 합리적인 집값이라는 게 있는가

신지은 : 이 부동산 시장에서의 가격이라는 게 사실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정해지는 측면도 있지만, 적당한 합리적인 집값이라는 게 있을까요. 적당한 집값은 도대체 뭘까? 기준점 같은 거나 지표 같은 것이요.

박은정 : 부동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좀 다르기 때문에 이걸로만 결정할 수는 없겠지만 보통 소득 대비 평균 집값이라고 하는 지수가 있거든요. PIR(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라는 지수인데 개인이 1년 동안 버는 총 소득을 몇 년 모았을 때 이 집을 살 수 있느냐, 그 집의 적정한 가격의 수준을 판단하는 참고 지표로 사용합니다. 대게 과거에는 서울 아파트 기준으로 한 7~8년 정도 연봉을 전부 모으면 내집 마련이 가능한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보통 연봉을 다 모을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두 배 정도로 생각을 하면 되는데 그러면 한 15년에서 16년 정도 저축을 했을 때 내 집을 온전히 마련할 수 있는 정도의 가격 수준이었다면 최근에 영끌 열풍이 일어서 가장 고점을 찍었다고 하는 때를 기준으로 하면 19년 정도, 그러니까 연봉의 19배거든요. 그러면 거의 한 40년 정도 치를 다 모아야 그 정도 집값이 됐다는 의미거든요. 불과 몇 년 사이에 달라진 게 없는데 집값이 얼마큼 올라갔는지를 우리가 느낄 수가 있는 거죠. 그런데 결국은 모든 사람들이 집을 마련할 때 자기 돈만으로 사는 사람은 없어요. 대부분 대출을 활용을 하잖아요. 대출이라는 건 이 사람이 갚아낼 수 있을 거라는 정도를 보고 빌려주는 거예요. 그리고 이 물건이 어느 정도의 담보가치가 있는지를 보고 이 사람이 갚을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해서 대출을 해주는 건데 그 양이 굉장히 많아졌다는 거죠.

신지은 : 그 동안 대출의 양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높게 잡아준 거죠?

박은정 :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아예 보질 않았죠. 그냥 집값이 이 정도 되니까 집값 대비해서 이 정도를 빌려주겠다. 그런데 이 빌려준 돈은 결국은 자산을 처분하지 않으면 갚을 수 없는 돈 들인 거예요. 내가 예전에 대출을 받았던 것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인지를 생각을 해보면 이제 그런 상황이 아니거든요. 과거에는 소득을 보지 않았다면 이제는 소득을 본단 말이에요. 그럼 이 사람이 자기가 벌어들이는 소득 대비해서 담보 가치는 이만큼 있더라도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빌려주게 제한이 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앞으로 그렇게 갈 수밖에 없고, 금융 건전성을 위해서는 과거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빚을 이만큼 내서 사놓은 집을 이제는 그런 것까지 깐깐하게 따지는 사람들이 그거보다 더 많은 빚을 내서 사주지 않으면 오른 값에 팔 수 없는 거죠.

Q 집을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점

신지은 : 감정평가사시니까 부동산을 평가하고 지표 측정하는 일을 오래 하셨잖아요. 집을 사는 입장에서 어떤 부분을 제일 중요하게 봐야 될까요?

박은정 : 내가 이 집을 사서 돈을 많이 벌겠다 이런 개념보다는 정말 본질적인 가치를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집을 사서 누릴 수 있는 충분한 주관적인 효용, 그리고 기꺼이 그만큼을 내가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보고 자기 수준에 맞는 집들을 구매를 하셔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보면 대부분 집에서 직장까지 2시간, 3시간 걸리더라도 여기가 더 오른다고 하면 무리하시는 분들 있잖아요. 이걸 처분해서 그만큼의 자산 이득을 줄 수 있다라는 확실한 믿음이 있는지, 현재 힘든 시장 상황에서 무리할 필요가 있는지, 수십 년의 인생을 저당 잡힐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신지은 : 내가 살아가고 내가 생활해야 되는 게 집이니까, 투자의 자산이기도 하지만 그런 매일의 효용도 한번 검토를 잘 해보면서 이 시장을 보셔야겠습니다. 일단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 감사님과 살펴봤고요 2부에서 계속 뵙겠습니다.

박은정 감정평가사 -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 졸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 석사
-2003-2017 한국감정원 근무
-보유 자격증 : 감정평가사, 미국감정평가사(MAI), 공인중개사,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이경도 PD lgd0120@asiae.co.kr
이미리 PD eemillll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