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양곤에 있는 동티모르 대사관의 모습. 미얀마 군정은 동티모르 정부가 군정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와 회담을 가졌다는 이유로 자국 주재 최고 외교관에게 추방 명령을 내렸다/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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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미얀마 군정이 자국 주재 동티모르 대리대사를 추방했다. 지난달 동티모르 정부가 反군부·민주진영의 임시정부격인 국민통합정부(NUG) 외교장관과 만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군부 쿠데타 이후 이례적으로 이뤄진 외교관 추방에 동티모르 정부도 강력히 규탄했다.
28일 AFP·로이터에 따르면 미얀마 군정은 전날 동티모르 최고 외교관을 추방하는 명령을 내렸다. 지난달 1일 사나나 구스마오 신임 동티모르 총리가 이끄는 행정부 취임식에 조제 하무스 오르타 동티모르 대통령이 진 마 아웅 NUG 외교장관을 공식 초청, 회동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미얀마 군정 외교부는 동티모르의 이 같은 행동이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양곤에 주재하고 있는 동티모르 대사대리에게 "9월 1일까지 떠나라"고 밝혔다. 미얀마 군정 외교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동티모르가 "테러 단체가 미얀마에서 더 많은 폭력을 저지르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얀마 군정은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이 이끌던 정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출신 의원들이 주축이 된 NUG를 '테러 단체'로 규정했다. 로이터통신은 2021년 2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후 많은 국가들이 쿠데타에 대한 항의로 정식 대사가 아닌 대사대리를 배치했지만 군정이 외교관을 추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동티모르는 미얀마 군정의 추방 명령을 강력히 비난했다. 동티모르 정부는 "미얀마의 민주 질서 회복을 위한 모든 노력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며 군정에 "인권을 존중하고 위기에 대한 평화롭고 건설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NUG 역시 군정의 정권을 비판하며 "동티모르 외교관 추방에 대한 정당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동티모르 대사대리의 행방은 현재 불분명하다.
동티모르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의 11번째 회원국이 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달 초 구스마오 총리는 "아세안이 미얀마 군사정권을 설득해 분쟁을 종식하지 못한다면 아세안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인 동티모르는 "어느 곳에서도 군사 정권을 받아들일 수 없고 미얀마의 인권 침해를 무시할 수 없다"며 아세안이 미얀마 사태 종식에 함께 하지 않으면 동티모르는 아세안을 신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세안은 미얀마 군정과 함께 지난 2021년 폭력 사태 종식을 목표로 하는 5개항에 합의했지만 군정이 합의를 무시, 대부분 이행하고 있지 않아 사태 해결의 실질적인 진전은 전혀 없는 상태다.
구스마오 총리의 발언으로 가입철회 논란이 불거지자 오르타 대통령은 이후 "아세안의 일원이 되는 것은 운명"이라며 구스마오 총리의 발언이 "미얀마 국민들의 불만을 대변할 뿐이다. 우리의 아세안 가입은 국민적 합의에 따른 결정"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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