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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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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국정운영권 못 가져왔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정말 아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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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체성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ㆍ야당ㆍ언론 전방위 비판
"우리 당정에서만이라도 확고한 방향을 잡아야" 협치 부정적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후 인천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3대 개혁 완수-2023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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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지난 대선 때)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10여 명이 참여하는 연찬회에서 윤 대통령은 국가정체성을 언급하며 보수와 진보 진영을 단번에 갈랐다. 정치 최우선 가치인 타협과 협치에 대해선 "어떤 기제를 가지고 할 것인지 그것부터 우리 스스로 국가정체성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며 이념을 잣대로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비판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우리 헌법에 적시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라는 것을 바탕으로 해 자유와 연대, 인권과 법치, 정의와 공정 그리고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우리 외교지평의 확대, 이런 것을 쉬지 않고 추진해 왔다”며 취임 후 1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작심 발언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망하기 전 기업을 보면 아주 껍데기는 화려하다”면서 “그 기업을 인수해 보면 안에가 아주 형편이 없다”고 전임 정부를 겨눴다. 그러면서 “자금도 없는데 사람은 많이 채용해 직원 숫자를 벌여놓고, 사업도 많은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부 회계가 분식이고, 내실로 채워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도 선거 때 표를 얻어보려고 재정을 부풀리고 국채를 발행해 나라 재정이 엉망이 되면 대외신용도가 떨어진다”고 재정 문제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또 "사업에 맞게 결국 이거 효율화를 올리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협심해야 할 건지 늘 고민해야 한다.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국가정체성을 화두로 꺼냈다. 지난 25일 국민통합위원회 성과 보고대회 발언에 이어 재차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우리가 매몰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윤 대통령은 "국가의 정치적 지향점과 국가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면서 "우리 당은 이념보다는 실용이다. 어느 방향으로 우리가 갈 것인지를 명확하게 방향을 설정하고 우리의 현재 좌표가 어딘지 분명히 인식을 해야 우리가 제대로 갈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민주주의와 이외의 진영을 가르는 듯한 발언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협치, 협치’ 하는데, 제가 얼마 전 이야기했지만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오른쪽 날개, 진보좌파·우파가 힘을 합쳐 성장과 분배를 통해 발전하는 것”이라며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그들은) 뒤로 가겠다고 하면은 그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야당과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타협·협치와 관련 “(늘 해야 하는 것이지만) 더 근본적으로 통합과 타협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가치, 어떤 기제를 가지고 할 것인지 그것부터 우리 스스로 국가정체성에 대해서 성찰해야 한다”면서 “우리 당정에서만이라도 우리가 우리 국가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에 대해서 확고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야당과 언론의 비판에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지금 국회에서 여소야대에다가 언론도 지금 뭐 전부 야당 지지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그래서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관련 지적에는 “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것을 ‘1 더하기 1은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며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일부 의원들이 "맞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결국은 국민을 위하는 것”이라며 “결국 우리의 민생과 경제를 살찌우는 것은 우리가 참여해야 될 시장을 키우는 것이고 또 넓은 시장에 뛰어 들어가서 우리가 차지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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