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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서울북부지법도 '강제징용 공탁 불수리' 이의신청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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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기업에 면죄부…채권자 반대의사 명확하면 3자변제 제한해야"

연합뉴스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측 정부 '제3자 변제안'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이 '제3자 변제'를 거부하면 배상금 공탁 신청을 불수리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 서울북부지법에서도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민사2단독 권혁재 판사는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이 낸 공탁 불수리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전날 기각했다.

권 판사는 "가해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 주식회사가 불법행위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신청인이 제3자변제를 통해 이 사건 판결금을 변제한 후 가해기업에 구상권 행사를 하지 않는다면 가해기업에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결과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판결금이 결과적으로 금전채권으로서 제3자 변제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채권자의 반대의사표시가 명백하다면 제3자 변제를 제한하는 것이 손해배상제도의 취지 및 위자료의 제재적·만족적 기능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재단은 지난 7월 서울북부지법에 강제징용 피해자인 고(故) 정창희 할아버지 유족을 위한 배상금 3천697만4천343원 공탁을 신청했으나 불수리 결정을 받았다.

당시 담당 공탁관은 민법 제469조 제1항을 근거로 "제3자 변제에 대한 채권자의 명백한 반대 의사표시가 있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채무의 성질 또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제3자의 변제를 허용하지 않을 때는 변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재단은 공탁관의 형식적 심사권 범위를 벗어난 결정이라며 이의신청을 냈다.

앞서 제3자 변제 공탁 불수리에 대한 이의신청은 전주지법, 광주지법, 수원지법,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도 잇따라 기각됐다. 광주지법과 수원지법 안산지원, 서울북부지법에서 나온 기각 결정의 근거는 거의 비슷하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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