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이슈 산업생산과 소비동향

[스마트산업강국 함께하는 제조혁신] 수작업 의존하던 단열재 … 공정 자동화로 생산 8배 '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 스마트산업 강국, 함께 하는 제조혁신 ◆

매일경제

충남 공주에 있는 정양SG는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사업의 지원을 받아 열교차단 단열구조체 양산에 성공했다. 안병권 정양SG 대표(왼쪽)가 공장에서 직원과 함께 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양SG는 국내 최초로 '단열구조체'를 양산한 업체다.

최초 대량생산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까지는 정양SG 대표와 직원들의 노력, 그리고 삼성전자의 든든한 지원이 있었다. 안병권 정양SG 대표는 "그동안 중소기업에 머물렀지만 이번 신제품을 통해 중견기업으로 가겠다는 거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며 "그 과정에 삼성전자가 있다"고 말했다.

1986년 충남 공주에서 시작한 정양SG는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외길을 걸었다. 단열재와 스티로폼 포장재를 만들어 파는 게 주요 사업이었다. 그렇게 공주 최초로 만들어진 송선농공단지에서 가장 먼저 공장을 가동했고, 숱한 세월을 견뎠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정양SG도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던 중 발견한 게 바로 '단열구조체'다. 단열구조체란 건물 하중을 견디는 구조재와 열의 이동을 차단해주는 단열재 역할을 동시에 하는 제품이다.

단열구조체는 정양SG의 다음 40년을 보장해줄 카드였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건축물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단열구조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우리나라도 2020년부터 전체 면적 1000㎡ 이상 공공 건축물을 대상으로 제로에너지 건물 규제를 적용했다.

제로에너지 건물이란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한 줄인 건물을 뜻한다. 내년부터는 30가구 이상 민간공동주택으로 규제가 확대된다.

강화된 규제를 맞추려면 베란다 등 단열재가 이어지기 힘든 공간의 열을 차단하는 '열교차단 단열구조체'가 필요하다는 아이디어가 직원들에게서 나왔다.

매일경제

열교차단 단열구조체를 사용하면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곰팡이나 결로가 생기는 걸 방지할 수 있다.

2016년 정양SG가 제품 개발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단열구조체 대부분을 독일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7년간 노력한 끝에 정양SG는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신제품(NEP) 인증을 받고,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제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양산까지는 첩첩산중이었다. 기존에 만들던 제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량생산을 할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다.

처음엔 직원들이 간이 작업대에 각종 부품을 올려두고 제품을 조립했다. 사람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낮고 불량도 많았다.

결국 정양SG는 다시 한번 삼성 스마트공장 문을 두드렸다. 2017년 처음 삼성의 도움으로 1차 스마트공장을 구축했던 정양SG였기에 삼성을 만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안 대표는 "중소기업이 취약한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등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을 만나면서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었다"며 "신제품 생산설비를 만드는 데도 삼성전자가 주도적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삼성의 제조 전문가 멘토들은 대량생산 체계를 만드는 데 속도를 냈다. 간이작업대 대신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부품 정리부터 조립, 최종 검사, 완제품 포장에 이르기까지 공정 순서대로 라인이 만들어졌다. 1개에서 시작한 라인은 4개로 늘어났다.

그 결과 월 생산능력은 기존 484개에서 3872개로 8배 가까이 높아졌다. 공정 시간은 기존 20.9분에서 2.6분으로 8분의 1로 줄어들었다.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하던 일도 모두 자동화됐다. 과거엔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단열재 높이를 맞추고 포장했다면 이제는 기계가 알아서 한다.

자동화의 장점은 제품의 품질이 균일하게 유지된다는 점이다. 실제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뒤 완제품 불량률이 기존 5%에서 0.6%로 대폭 낮아졌다.

안 대표는 "정양SG는 삼성전자와 관계없는 대한민국에 있는 하나의 중소기업"이라면서 "좋은 인연이 닿아 삼성 직원들이 3개월 동안 우리와 같이 생활하며 갖고 있던 노하우를 알려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정양SG는 스마트공장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 생산라인을 2배 이상 확대해 2030년 신제품 매출을 전체 매출액의 50% 이상으로 키우는 게 목표다.

[충남 공주 이새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