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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연일 ‘이념’ 강조하는 尹…오염수·홍범도 흉상 이전 문제 ‘정면 돌파’ [용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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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할 방향, 현재 좌표 분명히 인식하라” 강조

前정부 ‘방만 재정’ 비판…2024년 예산안 자신감

‘이념’ 공유않는 野에 “이런 세력들과 싸울 수밖에”

정치적 손해 감수하더라도…내각에 적극적 대응 주문



헤럴드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위원과의 통일대화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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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집권 2년 차를 지나는 윤석열 대통령이 연이어 ‘이념’을 강조하고 있다.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철학이 이념”이라는 것이다. 전 정부에 ‘방만한 재정’을 비판하고 최근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는 야당과 언론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국무위원들에게는 달라진 국정기조를 정확히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면서 꽉 막힌 정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는 반국가세력들이 활개 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 28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는 “이념이 제일 중요하다”며 “어느 방향으로 우리가 갈 것인지를 우리가 명확하게 방향 설정을 하고, 우리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제대로 갈 수가 있다”고 말했다.

29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위원과의 통일대화에서는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분단의 현실에서 공산전체주의 맹종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들은 허위 조작, 선전 선동으로 자유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심리전을 일삼고 있으며,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24년 예산안을 설명하면서도 ‘방만 재정’이라며 전임 정부를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히 전환했다”(29일 국무회의), “정부를 담당해 보니까, 우리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28일 국민의힘 연찬회)고 말했다.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연찬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비판하는 야당을 향해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그러는 사람들”이라며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에 대해 전날 국무회의에서 독립운동에 대한 평가도 있지만 공산주의 활동 이력도 있다며 ‘이념’을 가지고 판단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지금까지 홍범도 장군 문제와 관련해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한 적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이념 드라이브’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똑같은 DNA를 가진 민족인데 한쪽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경제를 발전시키고 문화 강국으로 부상했지만 다른 한쪽은 세계 최악의 경제 파탄국, 세계 최악의 인권 탄압국이 됐다”며 “한쪽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통해서 세계가 부러워할 정도로 발전했고, 또 한쪽은 세습 독재, 통제 경제를 통해서 나락으로 떨어진 것인데 이념을 얘기하지 않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이러한 강경책은 현재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에서 “언론도 전부 야당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정부 욕만 한다”(국민의힘 연찬회)는 상황 인식에서 야당의 비판에도 각종 논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협치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투쟁과 혁명, 사기적 이념에 우리가 굴복하거나 거기에 휩쓸리는 것은 결코 진보가 아니고, 한쪽의 날개가 될 수 없다”(25일 국민통합위원회 2기 출범식)고 말했다. 가치와 이념이 일치하지 않는 한 협치는 어렵다는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윤 대통령의 확고한 ‘이념’에 따라 직진하겠다는 의지다.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도 지난해, 전임 정부 예산안과 비교하고 달라진 국정 기조를 정확히 인식하고, 야당 등의 공격에 “전사가 돼 싸워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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