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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미래에셋 말고 더 있다… 금감원, 라임 환매 증권사 검사 확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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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에게 라임 펀드를 환매해 주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되는 판매사가 미래에셋증권 외에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은 라임자산운용이 대규모 환매 중단을 선언하기 직전에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투자금을 일부 돌려줘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펀드 돌려막기로 환매된 문제의 펀드 판매사들에 대해서도 검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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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이 다른 펀드의 자금을 끌어오거나 고유자금을 이용해 손실을 메꿔줘 문제가 된 펀드는 김 의원이 투자한 ‘라임마티니4호’를 포함해 총 4개인데, 미래에셋증권 외에도 다른 증권사 역시 해당 펀드들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하나는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농협중앙회에 200억원 환매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확인이 필요한 사항은 추가로 검사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의 개방형 펀드 63개를 검토했고, 이 중 31개의 펀드에서 223명이 3069억원을 환매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두 2019년 9월에 있었던 일로 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하기 한 달 전이다. 31개의 펀드 중 27개의 펀드는 자체 자금으로 환매됐으나 라임마티니4호 등 4개의 펀드는 다른 펀드 자금 또는 고유자금으로 수익자에게 돈을 내줬다. 금감원이 문제로 삼은 건 이 지점이다. 해당 펀드의 손실을 다른 펀드에 전가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금감원은 판매 과정은 조사할 계획이 없었다. 펀드를 만든 운용사만 들여다보고 운용사로부터 펀드를 받아 고객에게 판 증권사 등은 검사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올해 초 만들어진 금감원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태스크포스(TF)’가 라임,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등 3개의 운용사에 대해서만 추가 검사를 실시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하지만 TF의 추가 검사 결과 발표에서 다선 국회의원이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는 게 부각됐고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그가 김 의원이라는 게 밝혀졌다. 김 의원은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게 아니라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의 권유로 환매를 신청한 것뿐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이 라임마티니4호 가입자 전원에게 환매를 권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감원은 최근 판매단 조사를 시작했다.

금감원은 라임마티니4호가 투자자들이 언제든 환매할 수 있는 개방형 펀드인데도 증권사가 나서서 16명의 수익자 전원에게 환매하라고 권유한 건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봤다. 통상 증권사는 판매 보수 등을 위해 고객에게 환매를 권유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환매 중단 직전부터 라임자산운용의 업계 평판은 땅으로 떨어졌다는 점, 다른 증권사 역시 고객들에게 환매를 진행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래에셋증권의 환매가 유별나다고 보긴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업계에선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일어났던 2019년 10월 이전부터 라임자산운용의 부실을 짐작하고 있었다. 석 달 전인 그해 7월부터 라임자산운용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에 금감원도 같은 달 검사한 바 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그해 9월 라임마티니4호 가입자 16명에게 전원 환매를 신청하라고 권유했으며 그중 한 명이 김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투자금 2억원 중 1억6400만원을 건졌다.

올해 금감원은 증권사의 채권형 랩·신탁의 불건전 영업 관행을 조사 중인데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에 이어 이달 중순부턴 미래에셋증권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라임마티니4호 수익자의 환매 과정 문제도 불거지자 금감원은 미래에셋증권 검사 인력을 추가로 파견했다. 금감원의 검사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이 다른 개방형 라임 펀드도 팔았는지 ▲팔았다면 해당 펀드에 대해서도 전원 환매를 권유했는지 등이 밝혀질 경우 김 의원의 특혜 의혹 진위가 명확해질 전망이다.

문수빈 기자(be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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