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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생계급여 오른다지만…기초연금 받는 노인은 수급액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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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노인 빈곤율 1위에도
생계급여·기초연금 동시 수급 불가


매일경제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인 43.4%로 OECD 평균보다 3배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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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기초생활 생계급여를 역대 최대 폭으로 인상하며 ‘약자복지’ 기조를 강화했지만 정작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은 혜택이 반감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초연금만큼 생계급여가 줄어들기 때문인데 노인빈곤율이 늪은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복지부가 전날 발표한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기초생활수급 생계급여를 역대 최대 폭인 13.16%(4인 가구 기준) 인상한다고 밝혔다. 생계급여 수급자는 내년부터 전년보다 21만3283원이 늘어난 월 183만3572원을 보장받게 된다. 1인 가구 기준으론 월 71만3102원(월 8만9734원 인상)이 지원된다.

하지만 정작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가난한 노인 저소득층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생계급여를 받는 극빈층 노인이 기초연금까지 받을 경우 그만큼 생계급여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연구원의 전문가포럼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1년에 기초생활급여 수급자는 89만7269명이었는데 그 중 91.4%(81만9946명)가 기초연금을 동시에 받았다.

기초생활수급 생계급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3조에 의해 정부가 정한 소득 수준에 미달하는 경우 보충적으로 지급된다. 또한 여타 공적연금 등 다른 급여가 생계급여보다 우선한다. 즉, 기초연금 같은 공적이전소득을 수급자가 받게 되면 수급자의 소득인정액은 높아져 생게급여액은 그만큼 깎이게 된다. 소득인정액이 선정 기준보다 높아지면 기초수급자에서 탈락하기도 한다.

가령, 2024년 기준으로 혼자 사는 노인 A씨가 월 40만원의 소득을 벌면서 기타 소득이 없다면 소득인정액은 40만원이 돼 71만3102원(2024년 1인가구 기준)과의 차액인 31만3102원을 생계급여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A씨가 기초연금을 신청한다면 추가로 33만4000원(2024년 기준 기초연금액)이 지급돼 소득인정액이 71만3102원보다 커져 기초수급자에서 탈락하게 된다. 근근이 생활하는 A씨는 생계급여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다는 사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1 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3.4%로 OECD 38개국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13.1%) 3배나 높은 수치다. 한국보다 고령화가 빨랐던 일본(20.0%)보단 2배나 높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기초연금을 소득인정액에서 제외해 노후보장성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018년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는 “기초연금은 준보편적 복지제도로서 노인가구의 특성에 따른 지출요인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해 보충성 원칙의 예외 범위에 포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재구조화하자는 연구도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 간 역할분담 방안에 대한 연구’ 보고서는 보편적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해 현행 70%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전체 노인으로 대상을 확대하거나 기초연금과 국민생활기초보장을 통합해 노인대상으로 공공부조를 주는 방향을 제언하기도 했다.

다만 복지부 관계자는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정부가 정한 최저보장 수준에 못미치는 부분을 채워주기 위한 제도”라며 “기초연금을 보충성의 예외로 소득인정액에서 빼주게 되면 국민연금, 보험 수당 등도 빼줘야 하는 형평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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