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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라임펀드 재검사 후폭풍…박정림·정영채 연임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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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이달 정례회의에서 징계 수위 결정

금감원 라임펀드 재검사 결과 발표에 중징계 유력

박정림·정영채 등 현직 대표 연임 불가 관측 지배적

금융감독원이 라임펀드 재검사에 착수하면서 라임·옵티머스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징계 수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박정림 KB증권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다. 금융위원회의 최종 결정만 남은 가운데 금감원의 추가 검사로 라임·옵티머스펀드의 새로운 위법 사항이 드러난 데다, 판매사에 대한 검사도 진행되고 있어 이들에게 불리한 상황이다.

아시아경제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사장,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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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옵티머스펀드의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KB증권·대신증권·신한투자증권·NH투자증권에 대한 제재 안건이 금융위 전체 회의 심의만 남겨놓고 있다.

금융당국 제재 심의 절차는 '금감원 제재심→안건소위→금융위 증선위→금융위 안건소위→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의 단계를 거친다. 금융사에 대한 과태료·과징금은 사전에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치지만 임원 제재나 기관 영업 정지는 금융위에서 심의·의결된다.

금감원은 2020년 11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위반) 등을 이유로 박정림 사장과 양홍석 부회장에게 '문책 경고'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2021년 3월엔 옵티머스펀드 판매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으로 정영채 사장에게도 '문책 경고'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으면 임기를 마친 후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박정림 사장과 양홍석 부회장, 정영채 사장에 대해 문책 경고를 의결할 경우 이들의 연임은 물론 금융사 재취업이 불가능해진다.

증권사 CEO 징계 최종 결정은 이달 안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통상 금융위 정례회의는 격주 수요일에 열린다. 이달 13·27일에 열릴 예정이다. 다만 아직 해당 안건의 상정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곧 상정이 이뤄지면 이달 내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경감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당국 기조에 맞춰 투자자 피해 보상에 적극 나섰다는 점이 반영됐다. 그러나 금감원이 올해 초부터 3대펀드(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사태와 관련해 추가 검사를 진행하고, 지난 24일 위법 사항을 새로 밝혀내면서 변수가 생겼다. 특히 라임펀드 특혜성 환매 의혹과 관련해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에 대해 재검사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된 결과에 따라 징계 수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감원은 펀드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 재검사는 필요시 계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기본적으로 금감원 재수사는 운영사에 관한 사항이고 판매사인 증권사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추가적인 조사가 판매사까지 가게 되면서 결과에 따라 관련 징계 수위에 영향을 받을수도 있다는 게 금융위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관련 소위가 진행 중이며 결과는 의견 청취 후 논의 진행에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금융위는 4월과 6월, 임시 소위원회를 열고 라임·옵티머스펀드 판매사 CEO를 불러 진술을 청취했다. 이들은 "투자자 보호와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열심히 했다"면서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림 사장은 지난해 말 임기가 1년 연장돼 4년째 KB증권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최근 KB금융 그룹 회장 선임을 위한 1차 숏리스트(최종 후보건) 6명 중 계열사 사장단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을 올려 주목받았지만 최근 2차 발표에서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옵티머스펀드 사태 이후 지난해 3월 3연임에 성공해 6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라임펀드 당시 사장이었던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31일까지다.

박정림 사장과 정영채 사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제재 리스크가 있지만, 경영 성과를 봐야 한다는 그룹 내 기조가 강했던 덕분이다. 더욱이 연임 당시 중징계 수위가 최종적으로 감경될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했다. 그러나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이슈가 재부상하면서 현재 증권가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졌다.

금융당국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금감원의 추가 검사로 CEO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뭇 달라진 금융위의 기류를 감안하면 징계 수위 완화는 사실상 어렵고, 중징계가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면서 "더욱이 징계 결정을 더 미루는 게 금융당국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어서 이달 안에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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