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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개딸 몰려온 이재명 단식 풍경…文 "응원 보낸다" 與 "방탄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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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무기한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위한 출석을 두고 검찰과 종일 신경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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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국회 비상행동 결과보고'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저지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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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 천막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대변인을 통해 “검찰 조사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며 “검찰이 고집하는 오는 4일 오전에 출석해 조사받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정이 불가능한 일정을 고려해 4일에는 1차로 오전 조사를 실시하고, 다음 주 중 협의해서 추가조사를 받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검찰은 “오전 2시간 만에 조사를 끝낼 수는 없으며, 준비된 조사를 다 진행하겠다고 변호인에게 알렸다”며 “일반적인 피의자의 출석과 조사처럼 응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맞섰다. 이후 양측은 “조기 출석 의사를 밝혔는데도 검찰이 출석 일정을 거부했다”(강선우 민주당 대변인)라거나 “오늘 오후 이 대표측 변호인이 9월 4일 출석은 어렵다고 통보했다”(수원지검)고 전하는 등 종일 신경전을 펼쳤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이례적으로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 천막에서 열렸다. 이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많은 의원이 ‘꼭 이렇게 단식을 해야 하나’ 묻는데, 제 답은 ‘이거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라며“조금이라도 퇴행이 완화되고 정상적인 국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아침까지 1박 2일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갖고 이 대표에 힘을 보탰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국민이 공감하는 국정운영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정기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직후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4~5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전쟁하는 형국이라 더 이상 선택할 다른 방법이 없었다, 걱정 끼쳐서 죄송하다”고 했고,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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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단식'에 싸움터 된 국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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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향후 본격적인 지지층 규합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민주당 원외 지역 위원장들과 ‘제1차 윤석열 정권 폭정저지 민주주의 회복 촛불 문화제’를 연 뒤, 2일 오후 4시에는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제2차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규탄 범국민대회’에 참석한다. 민주당은 4일과 5일에도 ‘촛불 문화제’를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SNS를 통해 “윤석열 정권이 국민을 향해 선전포고했으니 민주주의를 지킬 촛불을 들어달라”며 직접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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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날(31일) 진행된 단식 투쟁 농성장은 이른바 ‘개딸’이라 불리는 이 대표 지지자들과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한 데 모여 어지러운 모습이었다. 보수 유튜버들은 이 대표를 향해 “단식 전에 법인카드로 먹은 초밥부터 뱉어내자” “이제 그만 감옥 가자”고 외쳤고, 이에 이 대표 지지자들도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쥴리야, 오빠 왔다” 같은 성희롱성 발언을 퍼부으며 대응했다. 양측이 충돌할 때마다 국회 경비대 소속 경찰들이 뜯어말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광경은 이 대표가 당대표실로 복귀하던 11시까지 약 6시간가량 이어졌다.

이 대표가 단식 투쟁 중 검찰과 출석일 신경전을 벌이자 여권은 “방탄용 단식쇼”라고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번 단식쇼는 검찰 수사를 막아보겠다는 또 다른 사법 방해 행위”라며 “단식을 통해 자신을 향한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개딸들에게 힘을 실어달라는 무언의 압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냉소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비명계 한 의원은 “그 누가 봐도 본인 사법리스크 때문에 개딸들 총동원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비명계 의원도 “정기 국회에서 유리한 야당의 이슈를 다 잡아먹는 악수(惡手) 중의 악수”라고 꼬집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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